2022년 호출된 최초의 여자 꼭두쇠 ‘바우덕이’와 ‘남사당’

2022.05.10 06:00:00 16면

[인터뷰] 경기시나위 '장단의 민족' 시즌1 적극 연출
남사당패 최초 여성 꼭두쇠 ‘바우덕이’ 다뤄
SNS 채팅을 통한 관객 참여 공연
경기아트센터 대극장, 5월 20일~21일까지

 

‘바우덕이’. 남성들이 주축을 이루던 남사당패에서, 그것도 우두머리인 ‘꼭두쇠’ 자리에까지 올랐던 유일한 여성. 1800년대 또는 1900년대 실존한 것으로 전해지는 ‘바우덕이’가 2022년 소환된다.

 

바로 오는 20일과 21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장단의 민족’ 시즌1을 통해서다.

 

바우덕이는 어떠한 모습으로 등장해 지금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장단의 민족’ 시즌1 적극 연출을 만나 공연을 미리 맛보았다.

 

◇ 2022년에 만나는 1910년 바우덕이 경연

 

 

적극 연출은 ‘장단’이라는 다소 방대하면서도 추상적인 음악 개념을 관객에게 구체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바우덕이’와 ‘남사당패’를 등장시킨다.

 

그는 “장단은 음악을 만드는 원리이기도 하지만 전통 연희 자체를 생성하는 원리라고도 생각한다”면서 “이 공연도 하나의 음악 장르보다는 종합적인 연희로 확장해 보여주려 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무대에는 현대적으로 해석한 전통 연희판이 펼쳐진다. 그래서 장단의 민족 홍보 문구가 '모던 풍물 오페라'다.

 

무대 위 시대 배경은 1910년대다. 바우덕이가 1860년대 활동했을 것이라 전제하고, 이제 누가 ‘바우덕이’라는 이름을 쓸지를 결정하는 경연이 열린다.

 

무대에 두 가지 시대를 넣은 이유는 바우덕이와 관련한 정보가 구전으로만 전해질 뿐 확실치 않아서다. 오히려 활동 시기를 두고 격론이 벌어지기도 한다.

 

적극 연출은 “바우덕이를 들여다보며 가장 큰 논쟁은 바우덕이의 실체에 대한 것이다”며 “역사적 논쟁이 있는 부분을 정면으로 부딪쳐 무대적 상상으로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 바우덕이와 2030 여성들

 

 

남사당이 전승하고 있는 6개의 연희들 ‘덧뵈기(탈춤)’, ‘덜미(꼭두각시놀음)’, ‘버나(접시돌리기)’, ‘살판(땅재주)’, ‘어름(줄타기)’을 바우덕이 경연 참가작에 녹여 냈다.

 

이 참가작들을 보며 관객들은 각자 가장 마음에 드는 바우덕이를 선택한다. 연출은 특히 2030 여성들이 바우덕이를 고르는 과정에서 각자만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를 바랐다.

 

“남자들만 몸담은 조직이었던 남사당에서 바우덕이는 최초의 여성 꼭두쇠였다. 그 시절 여성이 대장 역할을 한 것이다. 누군가는 ‘그게 뭐 중요한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사실을 '지금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로 생각했다. 2030 여성들이  바우덕이에 대해 공감을 한다면 어떨까 하며 작업했다.”

 

2022년의 우리와 마주할 바우덕이는 어떤 모습일까. 적극 연출이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내놓은 바우덕이의 모습은 수많은 가능성을 가진 ‘평범한’ 바우덕이였다.

 

“‘바우덕이가 훌륭하지 않다’고 가정하면 가능성이 더욱 많아질 것 같았다. 남의 평가에 휘둘릴 필요도, 모범이 될 필요도 없다. 그래서 바우덕이는 평범해져야 하지 않을까? 그럴 때 우리에게 활용될 수 있는 무언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민중 사이서 태어나 민중에 스며들었던 남사당패

 

이번 공연은 바우덕이뿐만 아니라 그녀가 몸담았던 남사당을 현재로 소환하는 의미도 담겼다.

 

남사당이 역사적으로 평가받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지점이다. 첫째는 민중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것. 또 다른 하나는 당시의 모든 연희단체를 통·폐합해 덧뵈기, 덜미 등 당시 흔치 않았던 드라마(극)성을 띠는 수준에 올랐다는 것이다.

 

적극 연출은 “남사당패는 다른 연희 단체처럼 단순히 돈을 받고 공연을 해주는 방식이 아니었다. 그 마을의 가장 큰 지주가 허락하면 전문 예인 집단인 남사당이 들어와서 조직적으로 축제를 벌이고 하루 얻어먹고 쉬고 떠나는 것이었다. 민중들 사이에서 민중들 기반으로 생겨난 단체였다”며 남사당패가 민중 속에 스며들어 있었음을 설명했다.

 

또한 민중들을 대상으로 공연했었던 그런 힘이 싹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며, “그래서 남사당이 원래 가졌던 파워풀함과 예술성을 지금의 남사당들과 좀 찾아보고 싶은 욕구가 컸었다. 그런 지점들을 풍물 오페라를 통해 풀어냈다”고 말했다.

 

◇ 2022년 남사당패는 어떻게 관객 속에 스며들까

 

 

민중들과 함께였던 남사당패. 적극 연출은 공연에서도 이 의미를 이어가기 위한 특별한 장치를 마련했다.

 

“공연이 시작되면 입장 관객들로만 이뤄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보여주는 5개의 스크린이 있다. 공연 내내 관객들은 메신저로 참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관객들도 무대 위에 존재하게 된다. 이 카톡방은 공연 후에도 소통 통로로써 열려 있다. 관객이 방을 나가지 않는 한 이들끼리 얘기할 수 있다.”

 

같은 공연을 보고 함께 탄성하고 반응하더라도, 공연에 대한 감상은 관객 모두가 다 다르다.

 

관객들로 채워진 SNS 단체 대화방은 각각의 감상이 드러나는 통로가 될 수도 있고, 공연에 대한 서로의 기억들이 합치되거나 갈라지는 창구가 될 수도 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 않다는 점에서 관객들만의 폐쇄적인 통로가 되기도 한다.

 

그 옛날 남사당패의 공연을 보며 함께 즐기던 민중들처럼 관객들은 공연으로 맺어진 새로운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의 감상을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공연은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진행된다. R석 5만 원, S석 3만 원, A석 2만 원이며, 만 7세 이상부터 관람 가능하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정경아 기자 ccbbk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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