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신문, 기자의 혼과 독자의 시선 담아 언론의 역할에 충실해야"

2022.05.31 21:00:00

 

5월 경기신문 ‘보도평가위원회’ 회의는 위원들의 서면 의견서를 제출받아 진행됐다.

 

보도평가위원회 위원들은 사회의 온기를 담아 전한 기사,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 공약을 검증한 기사, 정파에 치우침 없이 국민의 시선을 담은 사설과 만평, 현실성 없는 정책에 일침을 가하는 기사 등을 격려했다.

 

반면 일방적으로 신제품을 홍보하는 기사, 주장과 전언만 전하는 기사, 취재원 중심의 기사쓰기 관행 등을 지적하고 신제품의 장단점을 비교하고 펙트를 체크하며 독자 중심의 취재 기사로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그리고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독자의 국제 감각을 고양하는 국제 뉴스 확대, 환경문제에 대한 도민의 관심에 대응한 환경 관련 기사의 기획/연속보도 신설, 전문가 집단과의 협업, 기자의 시선과 혼이 담긴 기사 활성화 등을 제안했다.

 

보도평가 의견을 위원들의 제출순서대로 정리했다.

 

박조원 위원장(한양대학교 교수)

 

= 경기신문의 인터넷판은 스트레이트성 기사를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스포츠, 인천, 지역, 라이프, 포토, 국제의 열 개 범주로 나누고 있으며, 인쇄판은 지면을 종합, 정치, 경제, 사회, 문화/체육, 지역(인천 포함), 인물, 특집, 오피니언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인터넷판의 기사 구분과 지면 구분은 대략 비슷한데 기사 구분에는 있으나 지면 구분에는 없는 것이 국제 뉴스이다. 그만큼 국제 뉴스는 따로 지면을 구분할 정도로는 취급하지 않는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실제로 경기신문 홈페이지 기사 메뉴에서 “국제”라는 항목을 클릭한 결과 2022년 1월 1일부터 5월 24일까지 5개월 가까운 기간에 국제 뉴스의 숫자는 30개뿐이었다. 30개 기사들 가운데는 뉴스 가치가 높지 않은 가십성 기사가 눈에 많이 띄었으며, 지금 온 세계를 뒤흔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기사는 2월과 3월에만 있었을 뿐 4월과 5월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늘날 세계는 그물망처럼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우리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경기신문이 국제 뉴스에도 좀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경기신문이 독자들의 국제 감각 고양에도 일조하기를 바란다.

 

홍숙영 부위원장(한세대학교 교수)

 

= 5월 17일자 12면 “독서동호회 하리 고양시 1호 나눔리더스클럽 가입” 제하의 기사는 독서를 위해 모인 동호회 회원들이 시설퇴소 청소년을 돕기 위해 뜻을 모아 기부활동에 참여한 내용을 담은 것으로 우리 사회에 온기가 남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훈훈한 기사였다.

 

5월 17일자 5면 “삼성전자, 2022년형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핏’ 출시” 제하의 기사는 신제품의 특장점만 부각하였으며, ‘소음 걱정 없이 편안한 숙면이 가능하다’, ‘어느 방향에 설치해도 시원한 냉방이 가능하다’와 같이 일방적으로 제품을 홍보하는 내용이었다.

 

반면 5월 16일자 5면 “삼성 스마트 사이니지, ISE 2022서 최고 기술 인정받아” 제하의 기사는 삼성전자가 지난 13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진행된 유럽 최대 상업용 디스플레이전시회 ‘ISE(Integrated Systems Europe) 2022’에서 글로벌 영상·음향 전문 매체들로부터 다수의 어워드를 받았다는 내용에 관한 것으로 국제적으로 기술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뉴스 가치를 지닌다.

 

기업 관련 기사의 경우 홍보성이 짙은 기사를 경제면에 싣는 것은 지양하고 뉴스 가치를 따져 기사를 게재해야 한다.

 

일방적인 홍보성 기사는 신문의 질 저하와 독자의 외면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신제품 출시와 관련, 기사 가치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제품의 장단점을 살피고, 타사의 유사제품과 비교하는 등 충분히 취재하여 기사를 작성할 것을 권고한다.

 

여면구 위원(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

 

= 2022년 5월 12일자 1면 경기도지사 ‘공약’을 분석한 “인수위·김동연·김은혜, 정책·공약 ‘비슷’… 유권자 선택 어려워” 기사는 여야 모두 종류에 상관없이 대중적 관심에 ‘무게’를 두거나 GTX·1기 신도시·경기북부 개발 해법이 비슷해 차별성이 떨어져 유권자의 선택이 어렵다는 내용이었고, 2022년 5월 26일자 3면 “경실련, 도지사 후보 핵심 공약 평가··· ‘불분명하고 모호해’” 기사는 공약 실천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내용으로 의미 있는 기사였다. 6.1 지방선거에서 지역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 있는 일꾼을 뽑기 위해서라도 후보 공약은 충분히 검증받아야 한다. 전문가의 인터뷰 등을 통해 후보 공약을 분석하는 기사도 더욱 많았으면 좋겠다.

 

2022년 5월 25일자 6면 수원시의 체납 세금 징수 사례를 보도한 “지방세 체납 추적·징수에 진심입니다” 기사는 근저당권 보유한 부동산을 대위 경매 처분해 징수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핀셋형 맞춤 기법’을 활용해 6년 연속 400억 원 이상 징수 실적 성과를 올렸다는 기사로 언제 봐도 준법의 중요함을 일깨우는 좋은 내용이었다.

 

2022년 5월 25일자 13면 사설은 “민주당의 법사위원장직 이양 합의 파기는 ‘무리수’”라서 입법 독주 이미지만 높일 뿐, 민심 회복에 백해무익하다는 내용으로 모처럼 경기신문에서 보는 내용의 기사였다. 정치는 국민을 보고 하는 것이지 지지자만 보고 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 약속을 지키고 무리하지 않는 상식적인 정치를 할 때 협치도 할 수 있고 지지율도 상승할 것이다. ‘입법 독주’나 ‘합의 파기’ 없는 상생과 신뢰의 정치로 국민이 지금처럼 정치에 불신이 아닌 기대를 갖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2022년 5월 26일자 1면 “박재동의 손바닥 아트”는 모처럼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상임선대위원장의 대국민 사과와 ‘86 용퇴론’을 풍자했다. 박재동의 손바닥 아트가 정부·여당에 대한 시사 풍자는 물론 야당에 대한 풍자도 아끼지 말았으면 한다. 정파를 떠나 강도 높은 사회성 시사 풍자만화로 독자들에게 사랑받길 기대한다.

 

임선일 위원(경기도교육연구원 연구위원)

 

= 요즘 환경문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지대하다.

 

5월 24일 자 “‘굳이 300원 받자고, 차라리 텀블러 쓰는 게’…‘일회용 컵 보증금제’ 현실 대책 마련해야’” 기사는 환경문제를 해결하려는 취지는 좋으나 현실성 없는 정책에 대한 일침과도 같은 기사였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식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겨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일회용 컵을 사용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양의 일회용 컵이 사용되겠는가!

 

‘일회용 컵 보증금제’에 대한 기사 속 도민들의 인터뷰 내용에 공감한다. 현실이 반영되지 않은 탁상공론 정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과연 300원이 일회용 컵의 재활용률을 높이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커피의 가격 상승만으로 끝날 확률이 더 커 보인다. 차라리 기사 속 도민의 이야기처럼 텀블러 캠페인을 강조하여 시민의식을 향상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일 듯하다.

 

5월 1일 자 포토 ‘플리마켓에 몰린 시민들’이라는 사진도 눈길을 끌었다. 경기도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열린 행사였지만 사용하지 않는 물품에 대한 중고거래도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이 될 수 있다. 지역에서 열리는 이웃의 소식을 전해 듣는다는 의미에서도 마음 따뜻해지는 기사였다.

 

환경문제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환경 관련 기사들을 기획/연속보도 부분의 하나로 신설하는 것을 제안해 본다.

 

최인숙 위원(경기대 한반도전략문제연구소 부소장)

 

5월 23일자 1면과 관련해 5월 19일 선거 출정식이 있었고, 그로부터 4일이 지났다. 하지만 선거보도는 여전히 유세장 스케치에 바쁘다. 후보들의 주요정책보다 후보의 외모, 옷색깔, 무대장치 등을 묘사함으로써 풍경화를 그리기에 바쁘다. 선거보도는 후보들이 어떤 정책을 내놓고 있는지 그들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구체적인 상황을 취재해 알려 줌으로써 유권자들이 바른 투표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야 한다. 이 기사처럼 선거보도를 쓱싹 스케치하는 것은 옐로우 저널의 가십성보도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다.

 

5월 23일자 2면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가 “경기도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은 해제돼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에 이에 대한 해제조치를 촉구했고, 이와 관련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 측이 “유체이탈 천수답 행정”이라 주장한 것을 전했다.

 

이 기사처럼 두 후보가 부동산 정책을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어 선거를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는 보도를 할 때는 후보들의 말만 일방적으로 전해만 줄 것이 아니라 ‘특별 코너’를 만들어 이들의 말에 대한 심도 있는 펙트 체크를 해 주면 좋겠다. 한국의 선거 후보자들은 기면 기고 아니면 말라는 식의 선동성 발언으로 선거를 이기려고 아무 말이나 막하는 경향이 있다. 언론이 이들의 주장 중 과연 어느 쪽이 진실인지 가려주는 펙트 체크를 해 준다면 이런 식의 선거유세는 발을 붙이지 못하게 될 것이고 혼탁한 선거문화도 정화될 것이다.

 

신문의 전반적 보도가 “...라고 말했다” 식의 전언 형태 일색이다. 심층 취재를 통해 좀 더 심도 깊은 보도를 해 줘야 독자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다. 모든 보도에 해당하는 것이지만 선거보도는 더욱 더 그러하다.

 

최광범 위원(전 '신문과 방송' 편집장)

 

= 제8회 지방동시선거 보도를 보면, 뉴스 의제를 선도하기보다 선거캠프가 이끄는 이슈를 따라가는 경우들이 많았다. 지역언론은 지역현안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기관 중 하나다. 선거는 이런 현안을 지역언론이 후보자들에 교육하는 장이다.

 

전문가 집단과 제휴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개발했으면 한다. 5월 25일자 11면에 보도한 “수원시장 후보에게 들었다····‘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 날개 활짝 펼 전략” 기사가 좋은 사례라고 본다. 프로축구 수원삼성의 서포터스가 페이스북을 통해 여야후보에게 ‘수원월드컵축구장 소유권과 운영권 문제’를 질의하고 답을 듣는 형식이었다. 질문과 답변이 구체적이었다. 이런 것을 발굴해 보도하는 것도 언론의 역할이다.

 

5월 26일자 9면의 “삼성 반도체 유튜브 채널서 만나는 ‘오산천 수달’”기사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보여주는 기사였다. 맹목적 기업홍보 기사가 아닌 독자가 공감하는 뉴스라면 적극적으로 보도할 필요가 있다.

 

경기신문 모바일앱을 열면 가장 아랫부분에 경기도 28개 시·군을 앱 형식으로 모아 놓았다. 해당 시·군을 누르면 그 지역 뉴스를 시간순으로 보여준다. 독자를 배려한 편리한 지역 뉴스 접근법이다. 두 가지를 보완했으면 한다. 경기도 31개 지방자치 단체 가운데 수원, 여주, 이천이 빠져 있다. 또 배열을 가나다순 등 독자가 찾기 쉽게 해야하는데, 뒤죽박죽이다. 빠른 보완이 필요하다.

 

일주일에 2회 정도 싣고 있는 ‘기자의 창’이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 기자의 냉정한 시선이 담긴 칼럼은 독자에게 신문 읽는 맛을 취재원에게는 신문의 권위를 갖게 한다.

 

아울러 경기신문 기자의 혼이 담긴 르포 같은 기사가 더 읽히는 방안을 찾았으면 한다. 방안의 하나로 이메일 뉴스레터나 카카오톡 뉴스서비스를 개발하면 좋겠다. 경기신문을 찾는 취재원이나 사장에서 평기자까지 취재과정에서 접하는 인사들의 명함만 활용해도 훌륭한 독자관리 서비스가 될 수 있다.

 

5월 24일 6면 “제43대 홍승욱 신임 수원지검장 취임” 기사가 경기신문을 보는 맛과 보완해야 할 점을 동시에 제시했다. 나이, 출신고교와 대학, 대통령과의 관계, 취임사 등 중앙언론으로는 알기 어려운 정보를 담았다. 그러나 이 기사는 독자보다는 검찰 관계자 중심의 기사였다. 사법연수원 28기, 38회 사법시험 합격 같은 정보는 법조인 아니면 알 수 없고, 독자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합격한 연도가 더 중요하다. 육사 42기 같은 정보보다 육군사관학교에 몇 년도 입학했는지가 더 독자 이해를 돕는다. 우리 언론의 취재원 중심의 기사쓰기 관행을 경기신문이 앞장서 고치길 바란다.

 

[ 정리 = 노경신 기자 ]

 

노경신 기자 mono316@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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