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 정부, ‘대·정 엇박자’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2022.06.29 06:00:00 13면

인사·정책 번복 혼란…원활한 국정운영 시스템 안착 시급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이 여전히 매끄럽지 못하다. 정치신인이 정권을 잡은 현실 때문에 어느 정도 혼선과 부실이 불가피하리라는 예측은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국내외적 환경이 험궂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마저 여야의 강경 대치 국면을 무한정 펼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국정운영에 불협화음이 불거지는 모습은 분명히 국민의 걱정거리다. 행정부가 원활한 국정운영 시스템 안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움직임에 반발하여 임기종료를 며칠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가 권고한 경찰국 신설안을 그대로 수용하자 이에 반발한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나흘 전 치안감 인사 번복 사태를 놓고 “중대한 국기문란”이라고 질타하고, 대통령실이 즉시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의 인사 검증 동의서를 받는 등 압박이 가해진 끝에 일어난 불협화음이다.

 

이른바 검수완박법이 올 9월부터 시행돼 경찰의 기능과 역할이 큰 폭으로 확대되는 만큼 새로운 경찰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방안이 마련돼야 할 계기인 것은 맞다. 그러나 정치권력에 예속된 경찰상을 혁신하기 위해 지난 1991년 옛 내무부 치안본부에서 경찰청을 분리했던 역사를 고려하면 이 문제를 이렇게 성급하게 추진할 일은 아니다.

 

경찰청과 행정안전부, 대통령실의 엇박자 노정보다도 더 걱정스러운 것은 노동정책과 관련된 전혀 세련되지 못한 정책추진 과정이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표한 ‘주 52시간제 개편’ 방침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하루 만에 정부의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뒤집은 일은 정책 방향의 적절성 여부를 떠나서 도무지 호흡이 맞지 않는 정부의 허술한 행정과정의 허점을 노출한 것이다.

 

이처럼 새 정부의 국정운영에 잡음을 빈발하는 것은 여러 요인을 상상하게 한다. 그 첫 번째 문제점은 윤석열 정부가 뭔가 시간에 쫓기는 듯 지나치게 서두르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물론 바뀐 정권이 정책을 바꾸고 새로운 국가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집권 초기에 제대로 된 포석이 필요하다는 점은 부인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국정이란 아무리 신속하게 하더라도 지나치게 소음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두 번째는 불과 며칠이 지나지 않은 집권 초기인데도 승리감에 취한 채 일찌감치 긴장감을 떨어뜨린 것은 아닌지 하는 대목이다. 윤석열 정권 출범 시기에 닥친 국내외적 환경은 결코 녹록한 형편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이미 먹구름이 돼버린 세계적 경제 위기가 몰고 올 민생의 고통을 생각하면 정부가 이렇게 엉성한 팀워크를 노출할 여유란 조금도 있지 않다. 이런 정도의 느슨한 실력으로는 물가·금리·환율 등의 복합 경제 위기, 퍼펙트스톰을 슬기롭게 대처하기란 버거울 것이다.

 

굳이 정치신인 대통령의 집권이 아니더라도, 정권 초기 손발을 맞추는 시기에 일어나는 어느 정도의 잡음과 실책에 대해서 민심은 당분간 야멸차게 굴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부 불협화음과 원만하지 못한 국정운영이 지속될 경우에 닥치게 될 민심 이반은 예측을 벗어난 혹독한 국가적 불행을 야기할 수도 있다. 닥쳐오는 난제들을 유능하게 해결해나갈 수 있는, 빈틈없는 국정운영 시스템을 하루빨리 구축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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