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고물가에 비영리 무료급식소 ‘이중고’…“주변 도움 절실”

2022.07.01 06:00:00

최근 물가 상승으로 후원도 끊겨…운영 어려움 심각
“일주일 두 번 나오던 고기반찬, 코로나 이후 나물로 대체”
“냉동고 속 먹다 남은 재료로도 급식소 반찬 될 수 있어” 주변 도움 호소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봉사하는 비영리 무료 급식소들이 코로나19 장기화에 최근 고물가 상황까지 이어지며 이중고를 겪어 주변의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안양시에 위치한 ‘유쾌한무료급식소’는 노숙인, 실직 청년, 홀몸노인 등 하루 100여명의 사람들에게 따뜻한 밥 한끼를 제공하는 곳이다.

 

30일 취재진이 찾은 유쾌한무료급식소는 어려운 이웃들에 음식을 대접하고자 관계자들이 오전부터 분주한 모습이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곳은 안양 노숙인 시설 중 유일하게 저녁 식사를 제공하는 곳으로, 오전 10시부터 음식을 준비하고 오후 4시에 배식을 시작한다.

 

이날은 특식이 제공되는 날이었지만, 전날 밤부터 내린 많은 비로 일정이 미뤄졌다.

 

이곳의 무료 급식은 주로 후원과 인근 초·중학교 급식 잔반을 활용해 도시락을 배급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특히 학교 급식 잔반의 경우 무료 급식소 하루 이용객의 절반인 약 4~50인분의 식사에 해당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수요일은 학교의 ‘수다날(수요일은 다 먹는 날)’이라 잔반이 거의 나오지 않아 무료 급식소는 매주 애를 태운다.

 

더군다나 코로나19 여파와 물가 상승으로 인한 후원 중단, 이용객 증가 등으로 무료 급식 운영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무료 급식소를 찾은 이용객이 전달 대비 약 40명 정도 증가해 쌀이 다 떨어지는 등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유쾌한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유쾌한공동체의 김성찬 사회복지사는 “원래 후원 물품이 많이 들어왔는데 최근엔 물가 상승 때문인지 (후원이) 아예 끊겼다”며 “학교 급식까지 종료되면 어떻게 버텨야 하나”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 방학이 시작되면 반찬 수를 줄여야 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 복지사는 “다행히 어제 쌀 기부가 들어와 이번 여름은 어떻게든 버틸 수 있겠다”고 하면서도 “코로나 상황이 또 터지거나 학교 급식이 중단되면 그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내 다른 비영리 무료 급식소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안산시 ‘행복나눔무료급식소’의 이석권 대표는 물품 후원이 코로나 이후로 많이 끊겼다고 전했다. 또 코로나 이전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제공하던 고기반찬도 지금은 나물 위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지원받지 않고 개인이 하는 데라 힘들다”라고 호소했다.

 

이처럼 민간단체들이 힘겹게 무료 급식소를 운영해나가고 있지만, 지자체의 지원은 받기 힘든 상황이다. 지원을 받기 위해선 무료 급식소 시설 신고를 해야 하고,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에 한해서만 무료 제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관계자들은 비영리 민간 무료 급식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복지사는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시설이 아니지만 꼭 필요한 일”이라며 “긴급하게 도움이 필요하거나 어려움에 처한 분들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원자분들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장의 큰 금전적 후원보다는 주변 이웃의 사소한 관심에서부터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도 한다.

 

이 대표는 “집집마다 냉동고에 먹다 남은 떡, 돼지고기, 나물 등이 엄청 많을 텐데 버리는 경우도 많지 않냐”며 “그런 걸 급식소에 갖다주면 소규모 급식소의 경우 얼마든지 반찬을 만들어서 제공할 수 있다”라고 도움을 호소했다.

 

[ 경기신문 = 강현수 기자 ]

강현수 기자 hskang@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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