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형의 생활여행] 내 취향을 찾아주세요

2022.07.13 06:00:00 13면

 

 

내 취향 음악 좀 찾아주세요. 평소 A, B 같은 음악을 좋아하는데 내 취향의 음악이 더 없을까요? 온라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문이다. 답변으로는 제시된 음악을 분석해 일정한 카테고리에 집어넣고, 그와 유사한 음악을 추천하는 글이 달린다.

 

취존(취향 존중), 개취(개인 취향)라는 줄임말이 흔히 사용될 정도로 취향은 이 시대의 중요한 키워드다. 취향에만 맞는다면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상품도 과감한 펀딩을 통해 구매하고, 해시태그를 이용해 취향과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태그니티(TAGnity, TAG+Community)를 형성한다.

 

숨겨졌던 당신의 취향을 찾아주겠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다양한 취향이 점점 더 세분화되는 요즘, 좋고 싫음은 분명하지만 취향에 맞는 것들을 찾아 나설 시간도 열정도 없는 사람들은 SNS(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에 의탁한다. AI가 한 사람이 올린 사진과 글, 대화 등의 라이프로그를 끊임없이 분석해 ‘당신의 취향엔 이것’이라며 새로운 것을 제시하면 그 사람은 분석된 결과물의 호불호만 분류하면 된다.

 

취향의 시대는 여행에도 스며들었다. 여행을 자주 할 수 없던 시절 여행은 유명한 관광지를 돌아보는 관광 목적이 많았지만, 여행이 삶의 일부가 된 지금은 관광보다는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힐링과 자신을 위한 경험에 목적을 둔다. 즉, 여행이란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휴식과 재미를 추구하는 시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우는 시간’이다.

 

현지인들만 아는 지역의 숨겨진 맛집, 경관이 좋은 카페에서 여유로운 커피 한 잔, 어느 시골 마을 개인이 꾸리는 소박한 서점, 파도를 타거나 바다 깊이 들어가는 체험, 편의시설이 없는 자연속으로 쑥 들어가 차에서 먹고 자는 차박, 고급스러운 호텔에서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은 채 여유를 만끽하는 호캉스. 여행 검색 트렌드는 여행지 중심에서 취향 중심으로 바뀌었고, 이에 맞춰 단체보다는 개인을 위한 특별한 경험 위주의 여행상품도 많이 출시되었다.

 

떠남을 준비할 때부터 이미 여행은 시작된다. 어떤 교통편을 이용해 어디로 갈지, 어디에서 묵을지, 어느 장소에서 얼마의 시간을 머무를지, 무엇을 먹고 마실지, 무엇을 구입할지 계획하는 시간이 모두 여행의 순간이며, 성공적인 여행의 여부는 자신의 행복에 달려 있다.

일상에 견뎌야만 하는 일들과 무미건조한 것들이 섞여 있다면, 여행만큼은 온전히 휴식을 취하든 재미있는 활동을 하든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 하늘을 가르며 짚라인을 탈지, 작은 골목 북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을지는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한가. 내 취향을 기계나 타인에게 맡기지 않고 스스로 알고 있을 때, 여행도 삶도 한결 풍성해진다. 여행에 정답은 없다. 오로지 당신만 있을 뿐이다./자연형여행작가

 

 

 

자연형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