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범의 미디어 비평] 지지율 추락과 일부 언론의 오도(誤導)

2022.07.22 06:00:00 13면


# 4년 전인 2018년 6월 30일 광화문에서 제주도에 입국한 예멘 난민을 둘러싼 찬반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난민 수용 반대 측은 “누구를 위한 나라입니까! 자국민 안전이 최우선입니다”라고 외쳤다. 이 집회에는 경찰 추산 700여명이 모였다. 난민 수용 찬성 집회는 70여명이 모여 “정부는 예멘 난민 보호 입장을 뚜렷이 하라”고 촉구했다. 예멘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청와대 입법 청원은 한 달 만에 70만명을 돌파했었다. 당시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예멘 난민 수용 찬성은 39%에 그쳤다. 반대는 49%였다. 반대여론은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지지자, 여성, 20대와 노년층에서 압도적으로 높았다. 반인권적으로 비춰졌다. 


# 통일부가 지난 12일 문재인 정부시절 발생한 ‘귀순 어민 강제 북송’ 사진 10장을 공개했다. 13일자 조선일보는 1면에 “자해하며 발버둥쳤지만···귀순어민 北으로 끌고가”라는 제목의 기사와 사진 한 장을 실었다. “엉덩이를 최대한 뒤로 빼며 몸부림 치고 있다”는 사진 설명이 독자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5면에서도 “눈가리고 손묶고···저항하면 경찰특공대가 제압”이라 제목의 기사와 함께 사진 3장을 더 실었다. “귀순어민은 얼굴이 피범벅이 되도록 벽에 머리를 찧으며 격렬히 저항했다”고 감성자극의 강도를 높였다. 중앙일보도 1면과 3면에 6장의 사진과 함께 대서특필 했다. 다만, 사진 설명는 ‘추정된다’고만 했다. 조선·중앙 두 신문은 사설로도 ‘충격적 사진’ ‘문정부의 반인권적 행태’라고 강도 높게 꾸짖었다. 이미 선악과 진실이 판가름 난듯이 보도했다. 동아일보도 4면에 사진 3장과 함께 보도했다. 감성적 표현을 절제하고 사실전달에 치중했다. 사설도 싣지 않았다.   


반면 한국, 한겨레, 경향 세 신문이 사진은 물로 기사 한 줄도 싣지 않았다. 중앙일보 이상언 논설위원은 이들 세 신문의 보도 태도를 두고 한국언론과 우리사회의 양분되 모습이라고 표현 했지만, 보도하지 않은 언론을 언론인으로서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타사 보도에 대한 성급한 진단이었다. 통일부가 제공한 사진을 기사화 하지 않았던 세 신문은 중앙일보의 이 칼럼이 나간 날 사설로만 썼다. 한국일보는 정권에 따라 말을 바꾸는 통일부를 맹공했고, 경향신문은 정치적 접근은 안된다고 경고했다. 한겨레신문은 ‘종북몰이’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통일부의 사진 공개가 순수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의미있는 설문조사 한 건이 공개 됐다. 18일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가 TBS의 의뢰로 정부·여당이 서해상 공무원 피격사건과 북한 어민 송환 건을 문재인 정부의 ‘안보문란’으로 규정해 국정조사를 실시하는 것에 대해 응답자의 51.8%가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공감한다는 응답은 41.2%였다. 공감도가 낮은 까닭은 고리타분한 과거에 매달리기 때문이다. 당장 우리의 안전과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하라는 정치권과 일부 언론을 향한 아우성도 담겨있다. 

최광범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