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민의 아르케] 올리비아 뉴턴 존

2022.08.19 06:00:00 13면

 

 

호주의 스타 가수 올리비아 뉴턴 존이 지난 8월 8일 73세의 나이로 세상과 이별하고 우주의 별이 되었다. 1948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아버지 Brinley Newton-John과 독일 출신의 어머니 Irene Born 사이에서 태어났다. 올리비아는 1954년 아버지가 호주의 대학교수가 되어 부임하게 됨으로써 가족들이 모두 멜버른으로 이민해 호주 국적을 갖게 되었다.

 

올리비아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가족관계가 있다. 그녀의 외할아버지가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막스 보른(Max Born)이라는 사실이다. 보른은 ‘불확정성 원리’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하이젠베르크에게 행렬역학의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역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슈뢰딩거의 방정식에서 파동함수 프사이(ψ)가 슈뢰딩거의 해석과 달리 확률의 파를 의미한다고 함으로써 양자역학의 안착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보른은 1954년에 ‘양자역학의 기초연구, 특히 파동함수의 통계적 해석에 관한 연구’로 뒤늦게 노벨상을 받았다. 보른은 1933년 1월 독일에서 나치당이 집권함으로써 유대인에 대한 탄압을 피해 영국의 케임브리지 세인트 존스 칼리지에 자리를 잡아 정착을 하게 된다. 그곳에서 딸인 Irene가 Brinley를 만나 결혼해 낳은 딸이 올리비아 뉴턴 존이다.

 

올리비아의 히트 곡 중에 1981년에 발표한 ‘피지컬(physical)’이 있다. 빌보드 핫 100 순위에서 10주 연속 1위를 달성한 노래다. 원래 다른 가수에게 주려던 곡이었으니 뉴턴이나 보른을 연상할 필요는 없다. 가사가 꽤 선정적이다. 진지한 대화를 좋아하는 상대에게 “나는 당신을 은밀한 레스토랑으로 데려갔고, 암시적인 영화를 보았다.”면서 바디 토크를 듣게 해달라고 한다. 그리고 서로 마음을 알게 되었으니 동물적 본능을 받아들이자고 한다. 피지컬은 ‘육체적’으로 해석되는데, 자연의 물리법칙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성 간에 사랑이 싹트면 몸이 반응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은 “사랑이야말로 이 세계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라 했고, “성의 등장은 이 세계에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협력과 공동의 노력, 그리고 자기희생을 탄생시켰다.” 라고 했다.(『잊혀진 조상의 그림자』) 성의 분화와 이종교배를 통한 유전적 혼합은 생태계의 다양성을 창조했고, 인류의 문화가 화려하게 발전할 수 있게 해준 원천이다.

 

임신과 양육, 오랜 뒷바라지의 부담이 덜한 남성이 여성보다 구애에서 더 적극적이다.(Mat Ridley, 『붉은 여왕』) 그렇다고 해서 여성이 구애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여성은 대신에 남성보다 훨씬 더 신중하게 상대를 선택한다. 올리비아의 피지컬은 자연의 법칙으로서 인간의 이러한 본능을 잘 표현하고 있다. 체력 단련을 하는 남성들 사이에서 올리비아가 에어로빅 춤을 추면서 상대를 선택하는 내용의 뮤직 비디오도 가사의 내용을 잘 반영하고 있다.

 

김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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