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돕기 위해 훈련된 ‘안내견’을 둘러싼 편견과 갈등이 반복되며 바람직한 ‘안내견 예절(에티켓)’이 요구되고 있다.
24일 공연업계에 따르면, 전날 뮤지컬을 보던 한 관객이 다른 관객의 안내견으로 불편을 겪어 극장에 불만을 제기했다.
이 관객은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공연 중에 개가 내 자리에 넘어와서 모르고 개를 계속 밟았다”며 불편을 겪은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름갈채(커튼콜) 때 개를 내 자리로 빼서 개가 계속 나한테 파고들고 내 자리에 서 있어서 박수 끝나고 제대로 의자에 앉기 힘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비판의 날을 세웠다. 아파도 소리를 내지 않도록 훈련받는 안내견의 발을 밟았다는 점과, 안내견의 극장 출입은 당연한 건데 배려가 부족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해당 극장 관계자는 경기신문 통화에서 안내견을 대동한 관객이 관극을 자주 했으며, 평소에는 불편을 겪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안내견 관련 크고 작은 다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마트, 식당 등 일상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2020년엔 롯데마트 잠실점의 한 직원이 ‘퍼피워킹’(Puppy Walking·안내견 훈련을 받을 강아지들을 일반 가정에서 위탁·양육하는 자원봉사) 중인 예비 안내견과 자원봉사자에 “장애인도 아니면서 강아지를 데리고 오면 어떡하냐”고 소리치며 진입을 막은 일이 알려졌다.
올해 초엔 한 시각장애인 유튜버가 영상을 통해 유명 가맹점(프랜차이즈) 식당에서 “공간이 좁고 알러지 있는 분들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출입을 거부당한 일을 전하면서, 결국 긴 설전을 벌여 식당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내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곤 있지만, 반복되는 이 같은 사례들은 우리 사회의 여전한 편견을 여실히 보여준다.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 이이삭 사무국장은 통화에서 “예절은 거창한 게 아니다”라며 “(장애인은) 비장애인이 하고 있는 그대로의 것들이 하고 싶은 거고, 그 자체만으로 받아들여주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 사무국장은 “(비장애인이) 식당에 들어가면 왜 왔냐고 물어보지 않고, 공연장에 가면 들어오지 말라고 얘기 안 하지 않냐”며 “도우미견이 있다고 해서 많은 관심이나 과한 친절을 원하는 게 아니라, 그냥 밥 먹고 공연 관람할 수 있게 해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차별받지 않고 어우러져 살 수 있도록, 근본적으로 우리 모두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다 똑같은 사람처럼 대해주면 된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강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