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파괴에 침묵 없다”… 안성시민 반발에 SK LNG 공청회 사실상 무산

2025.07.03 09:23:25 9면

고삼호수 흐르는 폐수? “친환경 농업 도시 안성, 결코 양보 못 해”
“잉여전기 장사용 발전소”… 시민들 수익화 목적에 강한 의혹 제기
발전소 계획 좌초 위기… SK, 다시 공청회 열어야 하는 부담 안아

 

“우리 삶의 터전을 팔 수는 없습니다.”

 

SK이노베이션E&S가 추진하는 용인 원삼 LNG열병합발전소 건립 계획이 안성시민의 격렬한 저항에 직면하며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지난 2일 열린 제2차 환경영향평가 공청회는 시민들의 강력한 반대 시위로 사실상 무산됐고, SK 측은 다시 주민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지난 2일 용인 청소년수련원 앞이 거센 항의로 뒤덮였다. 안성시민비상대책위원회(이하 안성비대위)와 시민 200여 명은 SK이노베이션E&S가 개최한 제2차 환경영향평가 공청회장에 모여, 원삼 LNG열병합발전소 건립을 결사 반대했다. 현장에는 윤종군 국회의원, 안정열 안성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지역 정치권도 함께하며 시민의 뜻에 힘을 실었다.

 

이날 공청회는 한국중부발전㈜과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하는 발전소 건립 계획에 대해 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였다. 그러나 비대위는 이번 공청회를 "형식적인 수순에 불과한 면피용 절차"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시민들의 가장 큰 반발 이유는 ‘불필요한 발전소 건립’에 있다. 정부가 수립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안성 고삼면의 신안성변전소와 향후 신설 예정인 장거리 송전선로를 통해 충분한 전력이 공급될 계획이다.

 

그럼에도 SK 측이 별도의 발전소를 짓겠다는 것은 ‘잉여전기 판매를 통한 수익화’가 핵심 목적이라는 주장이다. 비대위는 “하이닉스에 열 공급을 한다지만, 실상은 생산된 전기를 한국전력공사에 팔아 돈을 벌겠다는 것”이라며 “이익을 위해 주민의 삶을 담보로 삼는 사업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환경에 대한 우려는 더 깊다.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반도체 폐수와 LNG 발전소의 온배수가 고삼호수를 따라 안성 지역 전체로 흘러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는 대한민국 친환경 생명농업의 심장부인 안성의 농업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이 시민들의 경고다.

 

비대위 관계자는 “미세 분진, 악취, 유해가스는 주민 건강을 위협하고, 폐수는 농경지는 물론 축산·어업까지 전방위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는 단순한 개발 문제가 아니라 생존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공청회는 시민들의 격렬한 반대로 예정된 의견 진술도 이뤄지지 못한 채 종료됐다. 이에 따라 환경영향평가법상 SK이노베이션E&S는 온라인 공청회 등 대체 방식으로 다시 주민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앞서 지난 5월 22일에도 1차 공청회가 원삼농협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시민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비대위는 “환경을 파괴하고 지역민을 무시하는 사업에 정당성은 없다”며 “앞으로도 법적 대응과 대규모 저항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 경기신문 = 정성우 기자 ]

정성우 기자 swjung@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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