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과 갈등 속, 6일 만에 재개된 전장연 시위

2022.09.19 17:05:53 7면

19일 오전부터 37번째 지하철 시위 “정치가 책임져라!”
전장연 ‘장애인권리예산 증액 및 정치권 발언규탄’
전문가 “서민과 연대 가능한 새로운 방법 찾아야”

 

장애인 단체의 계속되는 지하철 탑승 시위로 수도권 출근길 운행이 차질을 빚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19일 오전 지하철 2호선 시청역 탑승을 시작으로 엿새 만에 집회를 재개했다.

 

이날 전장연 회원들은 2호선 당산역에서 9호선 국회의사당역까지 열차가 정차할 때마다 옆문으로 옮겨 타는 방식으로 시위를 진행했다. 이로 인해 지하철 운행이 지연되는 등 수도권 교통은 일대 혼잡을 겪었다.

 

이번 전장연의 시위는 37번째다. 전장연은 장애인권리예산을 요구하며 지난해 12월 3일부터 출근길 지하철에 오르고 있다. 전장연 측은 2023년 예산 중 사회적 약자지원 4대 핵심과제에 ‘장애인권리예산’을 포함, 1조5000억원을 증액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채 시위가 계속 이어지자 정치권으로부터 볼멘소리가 나왔다. 권성동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는 시위 직후인 19일 “전장연은 극단적 방식의 시위를 고집하고 있다. 출근길 시위로 수많은 서민의 불편을 유발했다”며 “국민의 질책 앞에 고개를 숙여야 하며 정부의 준엄한 법집행을 촉구한다”고 입장을 표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시위에 앞서 정권을 가리지 않고 계속해서 장애인의 권리를 주장해왔음을 분명히 했다. 전 대표는 “한국은 10대 경제대국임에도 장애인 예산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다. 정치권은 차별과 불평등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시민과 장애인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집회가 있던 이날 오전 서울로 출근하는 수도권 직장인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운행 시간지연으로 2호선과 4호선을 연결하는 사당역 부근에는 출근 인파가 가득 몰렸다.

 

사당역을 이용하는 30대 직장인 박 모씨는 “사람이 너무 많아 지하철 외 택시나 버스 등 다른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기도 버거운 상태였다”면서 “지각이 염려돼 여기저기 전화를 거는 직장인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에 전장연 측은 시민의 계속된 불편에는 죄송하지만 그만큼 장애인들의 절실함을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수리야 전장연 활동가는 “그렇다고 정치권이 시민과 장애인을 갈라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치권은 장애인을 시민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권과 장애인, 시민과 장애인간 갈등이 끊이질 않고 있어 조속히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장연의 극단적인 방식의 투쟁은 대중의 공감과 설득을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전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시민을 설득하고 연대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시민들이 바쁘지 않은 시간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김세영 기자 ]

김세영 기자 kgcom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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