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말 바꾸는 수원시의회 정말 실망”…‘주민참여예산’ 삭감에 주민들 한숨

2022.12.23 06:00:00 1면

수원시의회, 민생 밀접한 주민참여예산 87% 삭감
지역주민들 “왜 우리 목소리 무시하는지 모르겠다”
이재준 시장 “추경에라도 민생예산 반영토록 최선”

 

“주민들과 약속 다 해놓고 삭감이라니 뭐하는 건지…. 말 바꾸는 수원시의회에 정말 실망했다.”

 

수원 고색동 주민 심모 씨(76)는 공원에 운동기구를 설치해달라고 주민참여예산을 신청했었다.

 

21일 오후 경기신문과 만난 심 씨는 “고색동에는 청년들이 사용할 수 있는 테니스장과 축구장은 있지만, 노인들이 기대 운동할 수 있는 기구가 없다”며 “이 동네에는 젊은이보다 노인이 더 많다”고 했다.

 

이 안건은 주민총회와 시의회 상임위를 통과하면서 설치가 유력했다. 심 씨는 “주변 친구들에게 내년에 우리 동네에도 운동기구가 설치된다고 자랑도 했었다”고 했다.

 

하지만 시의회 예결산특위원회가 주민참여예산을 삭감하면서 심 씨의 바람은 무산됐다.

 

수원시의회는 지난 20일 본회의를 열고 3조 508억 원 규모의 내년도 본예산을 통과시켰다. 이는 당초 시가 제출한 예산안 3조720억 원보다 212억 원 삭감된 규모로, 이 중 주민참여예산 항목은 48억 3162만 원 중 87%인 41억 9758만 원이 깎였다. (본보 12월 21일자 1면 보도)

 

초등학교 주변 인도 안전 울타리 설치, 장애인 점자블록 정비, 노후 운동기구 교체 등 주민의 안전·생활과 밀접한 사업 예산들이었다.

 

 

예산 삭감으로 설치가 보류된 세류초등학교 주변 인도 안전 울타리 역시 주민들이 간절히 원한 사안이었다.

 

주민 정화숙 씨(57)는 “아이들이 다니면서 장난도 치니 위험하고 불안하게 느껴져 설치가 꼭 필요하다 생각한다”며 “얼마 하지도 않는 걸 삭감하다니, 시의회 결정이 아쉽다”고 했다.

 

예산이 전액 삭감된 능실초 통학로 정비 역시 현장에서 확인하니 시급해 보였다. 비나 눈이 오는 날이면 산비탈에서 토사가 흘러내려 아이들의 안전이 우려됐다.

 

이곳에서 만난 한 주민은 “시에 꼭 좀 통학로를 정비해달라 요청했는데 왜 우리 목소리를 무시하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찬용 예산특별위원장(국민의힘, 권선2동·곡선동)은 20일 열린 본회의에서 “주민참여 예산안 삭감 이유는 주민의 뜻을 묵살한다든가 당쟁 때문이 아니라 주민들에게 권익과 복지가 골고루 돌아가게 하기 위함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기자가 만난 지역주민들은 “정말 필요한 일에 예산을 요청했는데 삭감됐다”고 입을 모았다.

 

민생과 밀접한 예산이 삭감된 데 대해 수원시는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추경을 통해 다시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재준 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시민의 삶에 부족함이 있지 않을까 착잡함과 큰 걱정이 든다”며 “추경에라도 민생예산을 반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이설아 수습기자 ]

유연석 기자, 이설아 수습기자 kgcom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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