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느 때보다 무거운 설 연휴

2023.01.20 06:00:00 13면

정치권, ‘제2 중동붐’ 등 기운 꺾지 말아야

설 연휴가 시작된다. 2020년초부터 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하고 그 해 1월20일 한국에서 첫 환자가 나온지 오늘로 꼭 3년을 맞아 거의 일상으로 돌아온 첫 번째 설이다. 그런만큼 민족의 대이동이 이뤄지고 많은 사람의 왕래가 예상된다. 하지만 코로나는 지금도 여전히 우리를 위협하고 있고 그 여파는 경제영역을 비롯해 우리 삶의 모든 구석구석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새해들어 올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세계은행은 지난해 6월만 해도 올 성장률을 3%로 예상했지만 최근 1.7%로 낮췄다. 한국의 성장률 예상치는 더욱 어둡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경제·경영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우리의 경제성장률은 1.25%에 그쳤다.

 

18일 노무라 그룹 아시아 관계자는 “한국 경제가 경착륙 위험이 있다”며 0.6% 역성장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내놨다. 특히 우리 수출의 25%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 인구감소, 미국의 기술통제 등으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목표치(5.5%)에 크게 밑도는 3% 증가에 머문 것은 우리 경제에 또다른 도전적 위험 신호다. 

 

설 명절에 국민들은 고물가와 고금리, 취업난 등 생활고를 고민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희망의 덕담을 나눌 것이다. 지금처럼 국가와 개인 살림이 어려울 때는 무엇보다 국민 전체가 하나가 돼야 위기를 기회로, 기적으로 반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경제를 걱정하는 많은 국민들은 이번 설 밥상머리에서 정치권을 떠올리며 한층 마음이 무거울 것 같다. 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10개월이 지나 해가 바뀌었지만 정치권은 아직도 그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최대 화두 가운데 하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다. 다시 검찰 소환통보를 받은 이 대표는 1차 조사후 자신을 ‘강도 피해자’에 비유하며 강도높은 대여 공세를 펼쳤다. 이 대표 수사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정국 기상도에 최장기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칫 모든 정치개혁 경제살리기 현안들이 그 소용돌이에 블랙홀처럼 빠져드는 게 아닌지 국민들은 불안하다. 

 

또 이준석 대표 퇴진 파동을 겪은 국민의힘은 3월8일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가 열린다. 그런데 시작단계부터 ‘친윤 대 비윤’구도로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민 보기에 민망하다. 집권 2년차인 윤석열 정부는 새해야말로 정치개혁과 연금·노동 개혁, 나아가 기업들의 투자환경 조성을 통해 경제의 질적 양적 팽창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다. 그런데 정치권의 시계는 거꾸로 가고 있어 안타깝다.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의 대규모 한국 투자 약속은 경기침체 위기에 빠진 우리 경제에 제2의 중동붐이 될 수 있는 호재다. 정부와 국민이 하나가 돼 도약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 모처럼 친지들이 모여 심신을 달래고 재충전해야 하는 설 명절에 국민들이 국가와 지도자들을 걱정하는 일이 더 이상 없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정부도 화두를 던진 연금 노동 개혁, 선거구제 등 개혁의 고삐를 바짝 죄어야 한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물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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