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해, 글로벌 질서 변곡점 주목해야

2023.01.27 06:00:00 13면

‘중국 저성장·우크라이나 전쟁’ 행배 주시하자

2023년엔 몇가지 글로벌 환경 도전에 주목해야 한다. 우선 중국발 변수다.

 

1979년 미중 수교이후 세계의 성장엔진이 돼온 중국 경제가 중대한 분기점에 서 있는 게 아닌지 하는 점이다. 중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3% 증가에 그쳤다. 중국의 당초 성장률 목표치(5.5%)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2.2%)을 제외하면 문화대혁명 말기 1976년(-1.6%) 이후 50여년 만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GDP의 미국 추월 시기와 그 가능성 여부를 놓고 논쟁이 한창이다. 특히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2010년까지 10% 안팎의 초고속 성장을 질주하던 중국이 이후 지속적인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코로나 기저효과가 사라진 지난해 3%, 올해도 4%대의 낮은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다. ‘거대인구‧저임금’이 주도한 중국의 고속성장이 일정한 궤도에 오르면서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이른바 ‘중진국 함정’에 진입한 게 아니냐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은 ‘인구학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61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85만명이 줄었다. 생산가능인구(16~59세)는 지난 10년간 4000만명이 줄었다. 인구감소는 경제성장에 치명적인 요인이다. 여기에다 중국은 2018년부터 최근 5년간 트럼프-바이든 미국 정부와 전방위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고물가를 이유로 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하면서 중국도 다른 신흥국처럼 환율 방어와 기업 부채 문제로 속앓이를 해왔다. 중국의 지속적인 성장률 하락이 일시적인 것인지 구조적인 것인지는 아직 속단할 수 없다. 그러나 중국과 지정(地政)‧지경학(地經學) 적으로 뗄 수 없는 한국으로서는 매우 중대한 문제다. 매년 수백억달러의 흑자를 안겨줬던 대중국 무역수지가 지난해 6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했고 올초에도 그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궁극적으로 중국의 성장세 둔화는 세계패권 향배와도 직결돼 있다. 올해가 미‧중 패권 다툼의 균형추가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아니면 팽팽한 신냉전 구도가 장기화 국면으로 이어질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지 모른다. 정부나 기업들은 교역 다변화는 물론 북핵과 연계된 외교 안보 면에서도 면밀한 정세 판단이 요구된다. 둘째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지난해 2월에 시작돼 2년차를 맞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언제 어떻게 결말을 맺을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과정과 결과는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넘어 세계 질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시말해 중국 문제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배는 기존 미-중‧러 신냉전 구도에 파장을 몰고오고, 궁극적으로 미국의 세계전략에도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한국은 경제안보와 함께 무엇보다 북핵을 헤쳐 나가야 한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북핵에 맞서 ‘미국의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하는 논의에 착수할 것’을 제안했다. 올해는 코로나와 신냉전, 우크라이나 사태 등 불확실했던 시계(視界)가 일정수준 걷힐 수도 있는 엄중한 시기다. 한발 앞서가는 정부의 정세파악과 대응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