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향사랑기부제’ 적극적인 홍보 필요하다

2023.02.06 06:00:00 13면

활성화 위해서 실정에 맞도록 법 개정 이루어져야 할 것

 

2022년 3월 한국고용정보원은 전국 228개 시·군·구 중 113곳이 소멸 위험지역이며, 이중 고위험 지역은 45곳이라고 발표했다. 감사원은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20∼39세 여성 인구의 5배를 넘어선 지역을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했는데 2047년에는 고위험 지역이 157곳, 2067년에는 229곳까지 늘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낮은 출산율 때문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저출산 극복을 위해 지난 2020년까지 투입한 예산은 무려 380조 원이나 된다. 천문학적인 돈을 그야말로 쏟아 부었음에도 출산율은 급락하고 있다. 2015년 전국 평균 합계출산율이 1.24명이었는데 2021년은 0.81명에 불과하다. 6년 만에 약 35%나 줄었다. 통계청의 ‘2022년 11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출생아 수는 23만1863명으로 1년 전보다 4.7%(1만1520명) 감소했다.

 

이처럼 낮은 출산율은 지방 소멸로 연결된다. 비수도권 지방정부들이 느끼는 소멸 공포는 극에 달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재정 자립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개인이 거주하는 지방정부를 제외한 지역에 연간 500만원까지 기부할 수 있다. 기부금액의 30% 이내 답례품 제공이 가능하고, 10만원까지는 전액, 초과분은 16.5%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다.

 

그러니까 100만원을 기부하면 10만원과 나머지 90만원의 16.5%인 14만 8000원을 더해 24만 8000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지방정부들도 기부자들의 선의에 보답하기 위해 지역특산물과 지역화폐, 숙박권, 지역연고 프로구단 경기 관람권, 산소 벌초 서비스 등을 답례품으로 선정했다.

 

수원시의 경우 수원시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선정위원회를 구성, 최근 답례품을 선정했다. 1차 답례품인 수원페이(지역화폐), 관광기념품과 공식캐릭터 수원이 기념품, 수원호스텔 숙박권에 이어 공모를 통해 2차 답례품을 확정했다. 아밀로스 함량이 낮아 쫀득거리고 부드러운 식감을 지닌 수원쌀 ‘정다미’와 수원왕갈비통닭, 수원 행궁동 주민들이 만든 행궁둥이 막걸리, 수원약과, 수원화성빵 등으로 확대됐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기부자 표찰이 부착된 나무 식재 참여권이다.

 

시에 따르면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된 지난 1일 이후 30일 동안 160여명의 기부자가 1500만원 상당을 기부했다고 한다. 10만원을 기부한 김남은씨(25)는 용인시민이지만 수원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인연으로 수원시에 기부했다. 그는 KT 위즈 야구 경기 관람한 후 인근 음식점에서 식사할 때 사용하겠다며 답례품으로 수원페이를 선택했다.

 

그러나 고향사랑기부제가 정착되기까지 갈 길이 멀다. 아직도 답례품을 정하지 못한 지방정부들이 있다. 취지와 어울리지 않는 품목을 선정해 욕을 먹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 고향사랑기부제라는 제도가 있는지도 모르는 국민이 많다. 홍보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수원시의 경우 참여한 기부자수와 금액을 공개했지만 행정안전부 생각은 다르다. 기부행위에 대한 지자체간 경쟁 과열을 우려, 세부지침을 시달했다. ‘적극적인 참여 권유·독려’를 할 경우 일정기간 모금이나 접수를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홍보를 할 수 없게 했다.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실정에 맞도록 법 개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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