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잔치 눈총에…은행들 '신용대·마통' 금리도 내린다

2023.02.22 09:18:34 5면

-당국 '공공재' 강조…KB·우리·카뱅 주담대 인하
-연 7%대 신용대출 자취 감춰...평균 연 6.496%
-마이너스통장 금리도 내림세…지난달 6.418%


지난해 막대한 이자 수익을 낸 은행들이 정부와 여론의 '돈잔치' 비판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대출금리 인하 조치에 나서고 있다. 대통령과 금융당국의 공적 역할 강화 주문에 사회공헌 및 채용 확대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대출차주 부담 완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뿐만 아니라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금리도 낮춰질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28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55%포인트(p) 인하한다. 국민은행은 앞서 지난해 12월 말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75%p 인하한 데 이어 지난 1월에도 주담대, 전세대출 금리를 각각 최대 1.05%p, 1.30%p 내렸다.

 

우리은행도 이날부터 우대금리를 확대해 주담대 금리를 내렸다. 신잔액 코픽스 6개월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0.45%p, 5년 변동금리는 0.20%p 낮아졌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역시 이날부터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금리를 최대 0.70%p 인하하기로 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에도 중신용대출 금리를 0.50%p 인하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조만간 대출금리 인하 행렬에 동참할 예정이다.

 

연 7%대 신용대출은 자취를 감췄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이 취급한 1월 기준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연 6.496%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해 11월 연 7.016%로 고점을 찍은 뒤, 12월 6.918%에서 6%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금리도 내림세다. 지난달 5대 은행이 취급한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는 연 6.418%로 집계됐다. 지난 11월(연 6.964%)과 비교하면 약 0.48%p 내렸다.

 

은행권이 대출금리를 추가로 내리는 배경에는 은행의 공적 역할을 주문한 정부의 강한 압박이 자리 잡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은행은 공공재", "과점 체제 해소", "돈 잔치" 등의 메시지를 내놓으며 금융당국에 대책 마련을 지시한 바 있다.

 

이에 은행권은 지난 15일 사회공헌 재원 7800억 원을 확보해 3년간 10조 원 이상의 자금을 취약층 등에 풀겠다는 내용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발표했으나 악화한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7일 "3년 후 금송아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우리 손에 물 한 모금을 달라는 니즈(수요)가 있는 것"이라며 사회공헌 확대보다 고금리로 고통을 겪는 대출차주 지원을 주문했다. 

 

아울러 "약탈적이라 볼 수 있는 은행의 비용 절감과 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정점에 와 있다"며 "실효적인 경쟁 촉진 방안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하락한 가장 주된 이유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시장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면서도 "정부와 금융당국이 강도 높게 은행권을 압박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은행들은 금리를 인하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백성진 기자 ]

백성진 기자 a9@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