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현장 속으로] 경기필하모닉, 웅장한 '뱃고둥' 울리며 '마스터피스 시리즈' 첫 출항

2026.03.13 23:12:57

13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서 '림스키코르사코프 세헤라자데' 선봬
지휘자 최수열, 피아니스트 박재홍 협연…행진곡풍 화려한 선율 선사
중동 설화 '아라비안 나이트' 소재의 장대한 여정 관현악 색채로 조명

 

경기아트센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이하 경기필하모닉)가 순차적으로 환하게 밝혀지는 조명 아래 올 시즌의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경기필하모닉은 13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마스터피스 시리즈 Ⅰ-림스키코르사코프 세헤라자데'를 선보였다.

 

이날 김상회 경기아트센터 사장도 대극장을 찾아 경기필하모닉의 마스터피스 시리즈 첫 공연을 함께 관람하며 응원과 관심을 보냈다.

 

이번 공연은 최수열이 지휘를 맡았으며,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MZ세대 피아니스트 박재홍이 협연자로 나서 러시아 음악 특유의 정열과 화려한 관현악적 색채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공연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과 림스키코르사코프의 교향적 모음곡 '세헤라자데'로 구성된 2부로 진행됐다.

 

1부를 채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 d단조'는 1909년에 작곡된 작품으로, 피아노 협주곡 레퍼토리 가운데 기술적으로 가장 어렵고 음악적 밀도가 높은 곡 중 하나로 평가된다.

 

서정적인 피아노 멜로디로 시작한 1악장 '알레그로 마 논 탄토'에서는 어슴푸레한 분위기 속에서 플루트,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 호른 등 관악기가 차례로 레이어를 쌓으며 곡의 울림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후 콘트라베이스와 첼로가 묵직한 저음을 더하며 분위기를 전환했고, 피아노 선율과 관악기의 밀도 높은 음색이 어우러지면서 곡은 점차 절정으로 향했다.

 

최수열의 시원하고 큰 동작의 지휘와 열정적이면서도 강렬한 박재홍의 피아노 연주는 작품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이어진 2악장 '인터메초. 아다지오'는 오보에의 여리고 섬세한 선율로 시작했다.

 

이후 관악기와 타악기, 현악기가 차례로 합류했고, 피아노는 압도적인 사운드로 그 위에 더해지며 곡의 분위기를 다시 전환했다.

 

3악장 '피날레. 알라 브레베'에서는 피아노의 리드에 맞춰 행진곡풍의 화려하고 경쾌한 리듬이 이어지며 같은 음이 반복됐다.

 

 

바이올린과 비올라 등 현악기의 스타카토 리듬이 더해지면서 곡은 점차 속도를 높이며 피날레로 향했다.

 

시간차를 두고 파고드는 관악기의 선율은 마치 파티장에서 흩날리는 꽃잎처럼 귓가를 스쳐 지나가며 화려하고 밝은 분위기를 완성했다.

 

절정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팀파니와 타악기가 곡의 흐름을 단단히 받쳤고, 이를 뚫고 나오는 피아노의 선명한 선율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같은 완성도 높은 하모니에 관객들은 아낌없는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약 15분간의 인터미션 이후 이어진 2부에서는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가 연주됐다.

 

이 작품은 1888년에 작곡된 교향 모음곡으로, 중동 설화집 '아라비안 나이트'를 소재로 한 화려한 관현악 색채와 이야기적 음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웅장하고 근엄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1악장 ‘바다와 신드바드의 배’에서는 베이스 음역대의 현악기가 곡의 긴장감을 조절하며 폭군 샤리야르를 청각적으로 표현했다.

 

그 위에 관악기의 화음이 더해졌고, 액자식 구성으로 전개되는 곡은 가녀리면서도 섬세한 바이올린 독주와 하프 반주가 어우러지며 관능적이고 신비로운 선율을 만들어냈다.

 

 

이어진 2악장 '칼렌다르 왕자의 이야기'에서는 콘서트마스터 이윤의 바이올린 독주가 다시 등장하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하프 선율과 바순이 이어가는 동양풍의 선율은 풍성한 사운드로 공연장을 가득 채우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어 오보에가 박자감 있는 리드를 이어가며 현악기 베이스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서정적인 선율이 공연장을 감싼 3악장 '젊은 왕자와 공주'에서는 밝고 경쾌한 선율 속에서 현악기가 하나의 군무처럼 움직이며 곡은 점차 절정으로 향했다.

 

마지막 4악장 '바그다드의 축제: 바다, 암초에 난파당한 배'에서는 트롬본과 트럼펫을 비롯한 관악기가 마치 뱃고둥을 울리듯 웅장한 사운드를 내며 같은 멜로디를 서로 주고받았다.

 

빠르게 전개되는 음악은 웅장하면서도 청각적인 재미를 선사했고, 트라이앵글과 탬버린 등 타악기가 합류하며 경쾌함을 더욱 극대화했다.

 

곡이 절정에 이르자 소리는 마치 폭죽이 터지듯 황홀하게 울려 퍼지며 공연장을 축제의 분위기로 물들였다. 

 

이어 1악장에서 거친 바다를 연상시켰던 음형들이 다시 등장하며 작품은 하나의 완결된 서사를 이루며 장대한 여정을 마무리했다.

 

경기필하모닉의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시즌의 첫 장에 관객들은 뜨거운 호응과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한편 경기필하모닉의 '마스터피스 시리즈 Ⅰ-림스키코르사코프 세헤라자데'는 14일 예술의전당에서 이어진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서혜주 기자 judyjudy1017@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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