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돌고성] 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가

2026.03.13 06:00:00 15면

 

2월 28일 오전 이란의 수도 테헤란 한복판에 미사일이 쏟아졌다. 마침 미국과 핵 협상의 과정에 대한 보고와 향후의 대응을 위해 이란의 수뇌부들이 집결해 있었다.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와 국방부 장관, 참모총장 등이 그 자리에서 폭사했고 트럼프는 이란의 선제공격을 예방하는 전쟁을 선언했다.

 

트럼프는 이란의 독재자를 처단했으니 이란 국민이 나서서 정권 교체를 하고 자유를 쟁취하라고 독려했다. 그러나 무차별적인 폭격에 이란의 초등학교가 맞아 175명의 여학생들이 숨지자 독재자는 순교자가 되고 트럼프는 비난의 중심이 되었다. 트럼프는 아랑곳 않고 오히려 이란의 자작극이라며 공격을 멈추지 않았고, 최고지도자를 잃은 이란의 대응이 본격화되면서 전쟁은 걷잡을 수 없게 확대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뿐 아니라 중동지역에 있는 미군기지를 중심으로 자폭 드론과 미사일이 연일 날아가고 트럼프의 호언처럼 전쟁의 끝은 고사하고 누구도 예측치 못할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전쟁의 포연 속에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고 전 세계의 석유값 폭등에 미소 짓는 자는 오직 전쟁으로 총선거 연기가 가능해진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와 비축유가 가득한 러시아의 푸틴뿐이라고 한다. 하메네이 폭살로 기대했던 이란 국민의 저항은 나오지 않고 오히려 부친의 복수를 다짐하는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최고지도자로 뽑은 이란은 다시금 신정체제를 선언하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실제로 네타냐후의 꾀임에 넘어간 트럼프의 자폭이라는 비난 속에서 미국 내의 마가 세력은 분열되고 있다. 마가의 유력자들이 “미국을 위한 전쟁이 아니라 오직 이스라엘과 이란을 위한 전쟁이고 희생”이라며 트럼프를 비난하자 그들은 마가가 아니라며 오히려 역공을 하는 트럼프.

 

노벨평화상을 열망하는 트럼프의 평화는 결국 압도적인 힘으로만 이룰 수 있다는 것인가.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에 따르면 지금까지 트럼프는 전 세계에서 9번째 전쟁을 자행했다고 한다. 연초부터 베네수엘라를 공습해 마두로 대통령을 납치해 오더니, 이란을 폭격하는 동안에도 에콰도르에 미사일을 발사했고 연이어 쿠바 침략을 공언하고 있다. 도대체 미국은 왜 이렇게 쉽게 전쟁을 일으키는가. 마침 윌리엄 하텅과 벤 프리먼 공저로 [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가]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당연히 미국의 군산복합체제를 비판하지만 문제는 이에 기생하고 있는 정치인과 로비스트, 법조인들, 게임업체, 테크기업, 영화제작자 그리고 대학까지 모두 이 전쟁사업에 매달리고 있다고 고발한다. 천문학적인 국방예산을 사용하지만 결코 첨단 무기 개발보다는 엄청난 로비 비용과 이에 숟가락 얹으려는 기생 산업이 너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군은 적과 싸우기 위한 군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한 기득권들의 싸움으로 전환된 지 이미 오래되었기에 결코 전쟁을 멈추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인가 트럼프는 명백히 대선 유세에서 전쟁을 끝내고 군산복합체를 청산할 것을 호언장담하며 노벨평화상을 염원했지만, 당선 이후 국방부 예산을 1조 달러(약 1400조 원)로 늘리고 2025년 9월에는 국방부를 '전쟁부'로 변경하고 베네수엘라를 전격적으로 침공했다. 어쩌면 이제 미국의 군산복합체와 그 기생 세력들이 존재하는 한 지구상에 전쟁이 사라지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175명의 어린 여학생들의 시신을 묻기 위한 작은 구덩이들이 잊히지 않는다.

임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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