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7초당 한번’ 출동한 경기도소방 119 구급대

2023.03.13 06:00:00 13면

환자이송·응급처치는 생명과 직결, 구급대원 더 늘려야

“구급차 이동 중에도 세심하게 안 아프시냐, 조금만 참으시라고 친절하게 말씀해 주셨어요. 병원 응급실 도착, 접수하는 곳이 어수선했는데 접수하시는 것도 다 해주시고...옆에 여성 구급 대원에게 정말 감사해요 말했더니, 저희가 할 일인 걸요 말씀해 주시네요. 난생처음 119에 전화해 보았는데, 우리나라 119 서비스에 정말 놀랐어요. 신속하게 처리해 주시고 정말 감사했습니다.” 한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119 구급 대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라는 글이다. 이 글에서도 나타나지만 우리 국민들은 119 구급대원을 영웅이나 의인으로 생각하고 있다.

 

언론이나 SNS에는 국민들의 생명을 구한 장한 119 구급대원들의 활동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그래서 장래 희망으로 ‘소방관’ ‘119 구급대원’을 꼽는 어린이들이 많다. 하지만 이들의 활동을 방해하는 이들도 있다. 응급상황이 아닌데도 119에 신고하는가 하면 구급대원에게 폭력이나 폭언을 하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있다.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0조에는 단순 치통, 감기, 술에 취한 사람 등 비응급 환자일 경우 이송을 거절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런데도 이런 신고는 계속되고 있고 이를 거절하면 신고자와의 갈등, 민원, 폭행으로까지 번지기도 한다. 더 심각한 것은 비응급 신고로 구급차 공백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진짜 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따라서 응급 환자가 아닌 경우 119신고를 자제해야 한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가 9일 발표한 ‘2022년 경기도 구급활동 통계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소방 119구급대는 출동 85만 632건, 이송 건수 44만 9,429건, 이송 인원 45만 4221명을 기록했다. 37초당 1회 출동했으며, 1분 10초당 1건 이송하고, 1분 9초당 1명을 이송했다. 출동 건수와 이송 건수, 이송 인원 모두 전년에 비해 증가했다. 출동 건수는 14.5%, 이송 건수는 10.7%, 이송 인원은 8.9% 늘어났다. 119구급대원들의 업무량이 더 증가했고 심신이 더 고됐다는 얘기다.

 

그러나 구급 출동건수가 상승하는 반면, 구급대 인력은 타 시·도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 지난 2014년 소방청은 구급차 1대당 전문 응급대원 2명과 운전원 1명이 탑승한 3인 체제로 운영하도록 각 지역 소방본부에 권고했다. 응급환자 대처 역량을 강화하고 업무과중을 막기 위해서다. 본보(2022년 11월 29일자 1면)에 따르면 2021년 서울을 비롯, 부산·대구·광주·세종·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제주는 3인 구급대 탑승률이 100%였다. 그러나 경기도는 당시 39.6%밖에 되지 않아 전국 최하위였다. 이에 도는 인력보충을 통해 3인 구급대 탑승률을 끌어올렸다지만, 100% 운영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본보는 구급차 안에 운전자를 제외하고 구급대원 1명밖에 없어 이송환자로부터 속수무책으로 폭행당한 사례를 보도하기도 했다. 또 심정지 등 중증 환자가 발생할 경우 구급대원들이 정맥 약물 투여, 산소 공급 등을 진행하면서 심폐소생술(CPR)을 계속해야 하는데 혼자서 환자를 다루기가 힘들다는 호소도 소개했다. 환자이송과 응급처치는 생명과 직결된 일인 만큼 구급대원 한명으로는 어려움이 크다. 신규인원을 늘리는 일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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