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학교 앞 문방구, 대책은 없나

2023.03.19 18:55:15 1면

학교 앞 문구점 수 학령인구 감소,대형 문구점 등장으로 감소
소매형 문구점 적합업종,학습준비물 지원제도 입찰 지정 등 방안 강구

 

학교 앞 문방구가 사라지고 있다. 학생들을 일일이 기억하고 챙겨주던 후한 인심의 주인도, 100원, 200원 하던 오락기도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

 

지난 17일 오전 8시 30분 수원시 송죽초등학교 앞 문구점은 검은색 컴퓨터용 사인펜을 사러 온 초등학생 1명 빼고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2008년부터 16년 동안 우리문구를 운영한 김호분(61) 씨는 “코로나19 이전에도 가게가 힘들었다. 예전 같았으면 등교시간 30~40분 만에 100만 원 정도 팔았는데, 요즘엔 1~2만 원도 안 나간다. 너무 힘들다. 이런 신학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학교 앞 문방구가 사라진 이유로는 학령인구 감소와 학습준비물 지원 제도, 대형 문구점의 등장을 꼽는다.

 

2008년 367만 명이었던 우리나라 초등학생 수는 2021년 267만 명으로 줄었다.

 

김 씨는 “예전에는 한 달에 1000명 정도 문구를 사러 온다면 지금은 450명 정도 온다. 과거에는 등교시간에 문구를 사려고 온 학생들로 꽉 찼는데 지금은 아무도 없다”며 “학생 수 감소를 체감한다”고 말했다.

 

또 “몇 년 전부터 학교에서 색연필, 크레파스, 사인펜을 다 주니까 여기서 사가는 일이 줄었다. 학교가 도매업체와 계약하니 우리 문구점같은 소매점은 다 죽는다. 포천에는 쿠폰제라도 있다고 하는데, 여기는 정말 힘들다. 소매점이 학교 앞에 7개 있었는데 나 하나 남고 다 없어졌다”며 하소연했다.

 

경기도 내 문구점 수는 2018년부터 감소하다가 2021년부터 무인문구점의 증가로 증가하는 추세다. 2018년에 2092개였던 문구점 수가 2021년엔 2233개가 됐다. 2023년엔 2495개다.

 

2021년 8월에 시작한 A 무인 문구점 관계자는 “아무래도 무인으로 하면서 인건비가 들지 않는 구조를 만들었던 프로세스가 인기가 좋았다”며 “앞으로 전국적으로 1000개까지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복실 한국문구유통업협회 지부장은 “문구 소매업이 다 사라지고 있다. 향후 3년 이내에 문구 소매점은 소멸할 것”이라며 “대형 마트나 다이소와 같은 도매업자들에 맞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구점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고 학습준비물 지원제도 입찰을 학교 앞 문구점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당국에 실효성 있는 대책을 주문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고륜형 기자 krh0830@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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