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30대 그룹들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관료 출신 사외이사를 대거 신규 선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연구소가 국내 30대 그룹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219개 기업의 신규 사외이사 147명의 이력을 조사한 결과, 관료 출신이 50명(34.0%)으로 가장 많았다. 관료 출신 중에는 검찰 출신이 12명(24%)으로 가장 많았다.
대표적 검찰 출신으로는 삼성SDS 사외이사에 선임된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꼽힌다.
한화시스템과 한진은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당시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지낸 구본선 변호사를 사외이사에 선임했다. 구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이기도 하다.
롯데케미칼과 현대건설기계는 차경환 전 수원지검장(겸직), 고려아연은 권순범 전 대구고검장, 현대위아는 이동렬 전 서울서부지검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이마트와 광주신세계는 이상호 전 대전지검장과 이건리 전 창원지검을 각각 사외이사에 신규 선임했다.
검찰에 이어 국세청(7명·14.9%), 법원(6명·12.8%), 공정거래위원회(4명·8.5%) 등 순으로 관료 출신 사외이사가 많았다.
신규 사외이사로 전직 국세청 고위직을 선임한 기업 7곳 중 3곳은 현대백화점 그룹 계열사다. 현대그린푸드(임경구 전 국세청조사국장), 현대리바트(유재철 전 중부지방국세청장), 현대이지웰(정현철 전 잠실세무서장) 등이다.
그룹별로 보면 영풍그룹이 신규 사외이사 3명 모두를 관료 출신으로 선임했다. 신세계그룹은 신규 선임 사외이사 10명 중 8명이 관료 출신이었으며 현대백화점그룹은 신규 사외이사 8명 중 6명이 관료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사외이사 가운데 학계 출신은 38명으로 25.9%를 차지했다. 학계 출신 비중은 지난해(31.7%)보다 5.8%포인트 하락했다.
재계 출신 사외이사는 32명으로 집계됐다. 재계 출신 비중은 6.0%에서 21.8%로 무려 15.8%포인트나 상승했다.
신규 사외이사 중 여성은 27명으로 전체의 18.4%를 차지했다. 여성 사외이사 중에서는 학계 출신이 63명(44.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관료(24명·17.0%), 재계(23명·16.3%), 법조 (15명·10.6%) 등 순이었다.
[ 경기신문 = 백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