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난 2030 영끌...서울·경기 매입 비중 35% 넘었다

2023.05.11 09:40:40 5면

대출 규제 완화와 함께 급매물 출회 영향
'직주근접' 우수 지역 ↑...수원 44.1% 기록
금융권 "청년층 연체율 높아...예의주시 중"


올해 들어 2030 청년층의 아파트 매입이 다시 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도권 집값이 급락하면서 접근성이 높아진 데다, 2021년까지 이어진 주택시세 및 전셋값 급등에 따른 학습효과가 더해지면서 청년층의 아파트 매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서울과 경기의 경우 청년층의 매입 비중이 35%를 넘어서면서 확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3월 전국 아파트의 매매 거래는 총 3만 8926건으로 이 가운데 청년층 매입 비중이 31%(1만 2226건)를 차지했다. 2월(31%) 이후 두 달 연속 30%대 진입이다.

 

청년층의 아파트 매입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 활발하게 이뤄졌다. 서울은 지난해 6월 24.8%까지 떨어졌었지만, 올해 1월 30%대를 회복한 뒤 2월 34.7%, 3월 35.9%를 기록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경기에서도 청년층 매수 비중 상승세가 가팔랐다. 지난해 7월 30.2%까지 내려갔던 20대 이하와 30대 매수 비중은 올해 2월과 3월 36.4%, 36.2%를 나타내며 부동산 급등기였던 2021년 수준을 회복했다. 

 

청년층의 아파트 매입 비중은 ‘직주근접’이 우수한 지역에서 높게 나타났다. 지난 3월 서울 마포구 아파트의 청년층 매입 비중은 46.7%였고, 같은 기간 수원에선 44.1%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와 함께 급매물이 출회하면서 2030세대들이 매매 기회로 삼은 것으로 풀이했다.

 

앞서 정부는 특례보금자리론 출시와 함께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해 규제지역과 무관하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80%까지 높여주고, 대출 한도 역시 4억 원에서 6억 원으로 확대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과 상관없이 9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 원, 연 4%대의 고정금리로 운영되는 상품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청년층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늘어난 2월과 3월 두 달 동안 특례보금자리론 신청 건수는 총 11만 3000건, 금액으로는 25조 6000억 원에 달했다.

 

KB부동산은 “과거 패닉바잉과는 다르게 올해는 직주근접 측면에서 유리한 수도권 소형아파트에 2030세대의 거래량이 늘어난 모습”이라며 “호가 급락 속에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와 특례보금자리론 등 금융환경 변화를 신중하게 반영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다시 급등하고 있는 청년층의 아파트 매입 증가가 부채 상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에 부동산, 주식 등이 인기를 끌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 청년층 사이에서 유행했고, 그 결과 이들의 대출은 3년 새 30% 가까이 불어난 상황"이라며 "특히 금리 인상이 시작된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청년층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인데, 다시 영끌을 통해 부동산을 취득하는 청년층이 늘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백성진 기자 ]

백성진 기자 a94013283@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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