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3.5%로 3연속 동결…경기 불안 초점

2023.05.25 12:58:43 5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1.6% → 1.4%로 하향
물가성장률 2% 수렴까지 금리 인하 논의 없어
이창용 총재 "한·미 금리차에 너무 집착 말아야"

 

한국은행이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세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3%대로 떨어지면서 한은의 목표 수준에 부합하고, 수출 부진과 무역수지 적자 장기화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상황 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통방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연 3.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상반기 마지막으로 열린 이번 회의에는 지난달 물러난 주상영·박기영 위원 대신 박춘섭·장용성 등 2명의 신임 금통위원이 참석했다.

 

한은은 치솟는 물가를 억제하고 불어난 가계부채로 누적된 금융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총 8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해 왔다. 이로써 코로나19 확산 이후 0.5%에 머물렀던 기준금리는 3.5%까지 올랐다가 지난 2월부터 동결됐다.

 

금통위가 이날도 금리를 동결한 가장 큰 배경으로는 불안한 경기 상황이 지목된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 직후 '수정 경제전망'을 내고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1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0.3%)은 민간소비 활성화 영향으로 간신히 플러스로 전환했고, 3월 경상수지는 배당소득에 힘입어 2개월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통관기준 무역수지(4월 기준 미화 -26억 2000만 달러)는 14개월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간 금리 인상의 최대 근거였던 물가상승률이 올해 들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2월 4.8%였던 물가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3월 4.2%, 4월 3.7%로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계와 기업이 예상하는 미래 물가상승률인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이달 3.5%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통방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3.5% 유지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였다"며 "물가상승률이 둔화되겠지만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IT경기의 반등 시기 ▲중국경제 회복의 파급영향 정도 ▲국내외 금융안정 상황 등 여러 불확실성 요인들을 점검하며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 "금통위원 모두 최종금리를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근원물가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고, 미 연준이 금리 인상을 계속할지 말지 지켜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물가상승률이 2% 수준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없기 전까지 금리 인하를 논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답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로 외화유출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에는 "한·미간 금리격차는 절대적인 요인이 아니라 하나의 위험 요인일 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한미금리차가 환율을 결정한다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미국의 통화정책에 따라 원화가 중장기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며 "환율 절하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한미 금리차가 커졌음에도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신호를 주자 환율이 내려가지 않았나"고 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1.4%로 낮춘 것과 관련해서는 "반도체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중국 회복 속도도 느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경기 침체와 대중국 수출 부진 요인을 제외한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은 1.8%로 내다봤다. 또한 연간 1.4%의 성장률은 ‘경제 파국’으로 여겨질 만큼 비관적이지 않다며 선진국의 평균 경제 성장률은 1.3%라고 했다.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고현솔 기자 sol@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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