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진의 소통풍경탐구]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과학과 정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2023.06.28 06:00:00 13면

 

오염수 방류 임박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방류를 위한 터널 공사가 완료되었다는 보도이다. 이대로라면 방류가 임박한 상황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가 원전 오염수와 관련된 최종보고서에 심각한 문제 제기가 없으면 일본 정부는 방류를 시작할 것이라는 보도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은 단식 농성을 통해 방류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고, 어민들은 어업에 미칠 영향이 심각할 것이라며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여권은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대 의견과 국민적 우려에 대해 ‘광우병 사태’에 빗대어 괴담으로 치부하고 있다.

 

과학은 무엇인가

많은 어린이들이 장래 희망으로 과학자를 꿈꾼다. 아인슈타인 같은 물리학자, 휴머노이드 로봇을 연구하는 로봇과학자, 누리호 발사 성공을 보면서 우주과학자가 되고 싶어한다. 대체로 물리학의 자연과학과 컴퓨터공학 등 응용과학 분야이다. 그런데 과학은 이러한 분야나 영역으로만 구분되지 않는다. 특정한 분야로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현상에 대해 접근하는 방법이 얼마나 과학적이냐는 것으로 과학을 정의할 수 있다. 그래서 자연 환경에 대한 탐구 학문을 자연과학, 운동과 스포츠 활동에 대한 분야도 스포츠과학이라고 한다. 사람들의 심리, 생산과 소비활동, 사회 구성원간 소통 현상 등 사회적 현상에 대한 이해는 사회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다. 즉 과학은 그 분야나 대상이 아니라 현상에 대해 어떻게 사고하고 접근하는지 그 방법에 달려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과학의 목적은 무엇일까. 우선 주어진 관심 현상에 대해 기술(記述)하는 것이다. 기술을 위해서는 현상에 대한 문제를 정확히 정의해야 하고, 타당한 자료를 수집해서 분석해야 한다. 용어도 객관적이어야 한다. 오염수를 일본에서는 처리수라고 한다. 처리수라고 할 경우 유해한 물질이 일정한 처리 과정을 거쳐 안전하다는 인식을 주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는 삼중수소 농도를 낮춘 희석수일 가능성이 높은 데 말이다.

 

다음으로는 과학자는 설명하려고 한다. 어떤 현상에 대한 여러 요인들이 어떻게 얽혀 있는지 그 상관관계의 정도와 인과관계를 규명하려는 것이다. 오염수가 방류된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를 연구해야 한다는 말이다. 얼마나 많은 오염수가 방류되는지, 몇 년이 소요되는지, 바다 속에서 확산되는 속도는 어떠한지를 살피는 것이다. 오염수 방류가 원인이 되어 해양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규명하는 것이다.

 

과학을 넘어서 정치가 할 일

또한 과학은 예측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현상에 얽혀 있는 여러 요인들의 인과 관계를 파악하면 그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원인을 기반으로 결과를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다. 부정적 결과가 예측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통제해야 한다. 이는 과학의 영역이라기보다 정치가 할 일이다. 즉 방류 외에는 다른 대안은 없는지, 해양 생태계와 수산업 경제에 미칠 영향은 얼마나 심대할 것인지, 또 국민적 불안감은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에 대해 정치가 절실하다.

신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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