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마음의 위기는 예산이 남아 있을 때만 찾아오지 않습니다.”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전자영(민주·용인4) 의원은 학생 정서지원 정책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전 의원은 19일 경기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초등학교에 입학한 자녀의 경험을 계기로, 학생 정서 지원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이를 정책으로 구체화해 ‘학생 마음바우처 지원사업’ 확대를 이끌어낸 과정을 설명했다.
지난 3월부터 본격 시행된 마음바우처 지원 사업은 초·중·고등학생 중 정신건강 위기 학생을 대상으로 정신과 병·의원 진료 및 치료비, 전문상담기관 상담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자살 시도나 자해로 인해 신체 상해를 입은 학생들에게도 치료비를 지원하며, 학생당 최대 400만 원까지 상담 및 심리 회복 비용이 지원된다.
전 의원은 “팬데믹의 여파와 치열한 학업 경쟁 속에서 심리적·정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아이들 마음 건강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와 교육 공동체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사업 예산은 당초 경기도교육청이 편성한 35억 원에서, 전 의원이 행정사무감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활동을 통해 사각지대 해소와 상담 예산 확충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면서 10억 원이 증액된 44.5억 원으로 확대됐다.
전 의원은 “아이가 마음의 위기를 맞닥뜨리는 시기는 특정 시기로 한정되지 않는다”며 “연초에는 지원이 가능하지만 연말로 갈수록 예산이 소진돼 정작 필요한 시점에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예산 확대와 함께 지원 대상도 비교적 폭넓게 설계됐다. 자살 시도·자해 학생, 정신건강전문가 학교지원사업 권유 학생, 병원형 위센터 재입소 학생뿐 아니라 학교장이 추천한 사회적 취약계층 학생, 정서행동특성검사 관심군 등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학생까지 포함된다.
전 의원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실질적인 교육 복지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제도 시행 이후에도 현장에서는 개선 과제가 남아 있다. 신청 절차는 학교와 신청자가 관련 서류를 작성해 교육지원청에 공문으로 제출해야 하고, 유형에 따라 심의 절차도 거쳐야 한다. 사회적 취약계층이나 학교장 추천 유형의 경우 제출 서류도 적지 않다.
전 의원은 “몰라서 못 받는 경우도 있고, 알아도 안내가 충분치 않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하며, 예산 확대와 함께 안내 체계와 접근성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내 상담 인력 문제도 주요 과제로 짚었다. 전 의원은 “위기 학생에게는 제때 처방과 개입이 이뤄져야 하는데, 상담교사가 상주하지 않고 외부 인력이 순환하는 구조에서는 대기 시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상담교사 상주 체계와 안정적인 상담 공간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상담을 학생 개인의 문제로 한정하지 않고, 가정과 학교가 함께 아이 상태를 이해하고 연계하는 구조 마련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전 의원은 학생 마음건강 문제를 교육정책의 ‘기초’로 본다. 그는 “AI 교육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라는 기본이 탄탄해야 한다”며 “책을 읽고 글씨를 써보고, 친구들과 부딪히며 놀고 대화하는 기본 교육에 더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서 지원 정책의 가시적 성과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눈에 보이는 시설 개선만으로 교육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 아이가 제대로 회복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상상형 학교놀이터’ 사업으로도 이어졌다. 전 의원은 학생 참여 기반의 공간 설계를 통해 학교 내 유휴공간을 놀이공간으로 재구성하고,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교육환경 조성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경기도교육청의 2026년 계획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총사업비 45억 원 규모로 추진되며, 학교당 3억 원 이내 지원 방식으로 운영된다. 당초 15개교에서 17개교로 확대 선정됐다.
전 의원은 “학교에 가고 싶은 이유가 생겨야 한다”며 “그게 놀이터여도 좋고 다른 공간이어도 좋다.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학교와 연결될 수 있는 이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역구 현안으로는 기흥역세권 내 학교 설립 문제를 가장 큰 과제로 꼽았다. 인구 밀집에 비해 교육 인프라 확충이 더딘 상황에서, 부지 확보와 설립 요건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 의원은 “학교 설립은 교육감이 책임 있게 풀어야 할 문제지만, 주민 요구가 큰 만큼 도의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관련해서도 교육 인프라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흥 지역이 핵심 정주 권역으로 성장하려면 교통뿐 아니라 교육 인프라도 함께 개선돼야 한다”며 “교육 여건 때문에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는 지역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단 한 명의 아이도 교육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세밀하게 살피는 것이 역할”이라며 “앞으로도 현장 목소리를 더 듣고, 몸과 마음이 함께 건강한 교육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이순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