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상황에서도 희망 잃지 않기…연극 ‘두만이 태만이’

2023.07.04 06:33:10 10면

흥신소에서 일하는 두만이, 신인왕 출신 복서 태만이 이야기
뜨거운 여름 지나 가을 맞이하는 두 청춘…9일까지 후암스테이지

 

음지에서 생활하는 두만이, 복싱을 놓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태만이. 두 쌍둥이 형제의 세상을 향한 복싱이 울림이 된다.

 

두만이는 한 여성을 살해해 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흥신소에서 남의 일을 도맡아 하는 두만이는 그 일로 경찰에 잡혀가게 되는데 신인왕 출신 복서 태만이는 그를 못마땅해 한다. 출소 후 두만이는 태만이와 함께 살게 된다.

 

태만이는 라면으로 끼니를 때워가며 복싱을 이어가고 있다. 두만이는 태만이에게 힘들게 먹고 살 거면 복싱을 그만두라고 말하지만 태만이는 복싱은 자신의 꿈이라며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둘은 매일 싸운다. 부모를 여의고 고아원에서 자란 둘은 서로 닮은 게 없다고 으르렁대지만 먹을 것을 몰래 사오는 등 서로를 살뜰히 챙긴다. 태만이가 복싱에서 져도 힘을 내라며 다시 글러브를 챙겨주는 것도 두만이다.

 

이삿짐 센터에서 일을 하며 성실히 살아가는 태만이를 못마땅해하는 두만이와 다시는 위험한 일을 하지 말라는 태만이는 서로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불만을 갖는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며 끝까지 옳은 삶은 무엇인가 논의한다.

 

두만이는 흥신소의 농간으로 돈만 뜯기고 쓸모없어져 버림받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일을 포기한다. 두만이는 떼인 돈을 대신 받아주고 가정을 파탄 낸 사람을 벌주는 등 나름 사회 정의를 위해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태만이는 흥신소의 일 전부를 부정한다.

 

결국 사람을 죽여달라는 의뢰까지 받게 된 두만이는 다행히 손을 떼고 교도소에 들어가게 된다. 태만이는 형 대신 그 일을 하게 되고 받은 돈은 형의 목숨 값으로 잃게 된다. 큰일을 치르고 성실하게 살아가기로 한 두 형제는 돈을 모아 체육관을 차리기로 마음먹는다.

 

인생의 가을에 접어든 두 형제는 뜨거웠던 여름을 보내고 성숙해진다. 흥신소 일을 그만둔 두만이와 자신의 유일한 꿈이었던 복싱을 그만둔 태만이는 인생의 쓴 맛을 보고 앞날을 준비한다. 체육관을 차려 삶을 이어가려는 두만이 태만이 형제는 형제라서 아픔도 덜하다.

 

인생의 가을로 접어드는 과정은 쉽지 않다. 두 형제는 세상에 분노하고 서로를 미워하며 치열하게 다툰다. 서로를 누구보다도 생각하지만 세상은 만만치 않다. 소리 지르고 소주를 마시며 울분을 토한다. 어느 하나 쉽지 않은 세상에 소리친다.

 

세상 속 두 형제의 끈끈한 형제애가 아무리 거친 세상이라도 헤쳐나 갈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서로를 믿고 의지한다면 인생의 여름을 지나 가을도 웃으면서 맞이할 수 있다.

 

젊은 패기와 열정은 두 배우의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보여준다.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정신,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정신은 나를 돌아보게 한다. 또 옳은 삶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한다.

 

극은 두 사람의 힘으로 이끌어 가는데, 세상에 대한 분노와 외침을 관객에게 토해내며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고 바르게 살아가라고 말한다. 체육관을 차리려는 태만이의 꿈과 응 두 인생을 응원하게 된다.

 

두만이 역에 김형균, 이태윤, 연우석, 태만이 역에 강민석, 김율, 김태영이 출연한다.

 

2019년에 초연해 5년째 공연을 이어오고 있는 연극 ‘두만이 태만이’는 9일까지 대학로 후암스테이지에서 만나볼 수 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고륜형 기자 krh0830@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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