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는 세르비아의 심장! 폭력을 멈춰주세요’
테니스 세계 랭킹 2위의 수퍼스타, 노박 조코비치의 지난 5월의 발언에 발칸반도가 들썩였다. 코소보는 즉각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조코비치의 징계를 요구했다. 여기서 드는 의문, 조코비치의 고향은 코소보다. 그런데 왜 코소보의 적국(?), 세르비아 편을 든 걸까? 이 의문은 코소보 문제의 핵심을 품고 있다. 코소보 분쟁의 해결이 난망한 이유는 세르비아와 코소보, 양국의 입장과 주장이 좀처럼 만나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나라의 속내를 가상 토크로 꾸며보았다.
코소보 : 한 마디로 우리 코소보의 주장은 ‘우리를 독립국으로 인정해 달라!’는 것이오!1980년 대 말, 발칸반도를 장악하던 유고슬라비아에서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몬테네그로,마 케도니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등이 모두 독립했는데 왜 우리만 독립국으로 인정 하지 않는 거요?
세르비아 – 코소보 땅은 우리 세르비아인들에게 유대인의 예루살렘같은 곳이요. 우린 6세기부터 이 땅에 세르비아 왕국을 건설했고 중세 세르비아 정교회의 첫 번째 교구도 이곳 에 만들었소. 그뿐 아니지. 오스만 터키와 싸울 때 마지막까지 저항했던 역사의 현장도 이곳이오. 한마디로 우리 세르비아인의 민족적 정체성을 품은 땅이오. 조코비치 선수가 코소보를 “세르비아의 심장”이라고 말한 이유일거요.
코소보 – 배신자 조코비치! 아버지가 코소보인인데 자식놈이 세르비아를 편들고 있으니!
세르비아 – 정확히 말하면 코소보에 살던 세르비아인이었소. 코소보는 세르비아 땅인데 알바니아 놈들이 숫적으로 우세하다고 몇 안되는 세르비아인을 못살게 굴어왔잖소!
코소보 – 그러니까 독립하겠다는 거요!. 우리 코소보에 세르비아인은 고작 2%밖에 안되오.. 알바니아인이 94%고 종교도 이슬람이 95%요. 세르비아인들이 믿는 정교회 신자는 3.5%요. 민족과 종교가 세르비아와 너무 다르다는 말이요. 그래서 세계 모든 나라가 코소보를 독립국으로 인정하고 있잖소.
세르비아 – 그 입 다물라. 그리스, 슬로바키아, 스페인, 불가리아, 루마니아, 키프로스는 우리
편일걸? 러시아와 중국은 확실히 우리 편이지.
코소보 – 우리를 우크라이나 꼴로 만들고 싶소? 러시아가 지금 하고 있는 짓처럼? 25년 전,
소위 ‘코소보 전쟁’이라고, 당신네 세르비아와 싸워 민간인 1만 3000명이 죽고 3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한 비극을 되풀이해야겠소?
세르비아 – 독립하겠다고 나서지 않으면 전쟁은 없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코소보는 우리 세르비아의 자치주’요!
코소보 – 독립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코소보 전쟁 중의 소수민족 박해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가장 피해가 컸던 이들은 집시였다. 600만명 추산되는 집시의 반이 발칸반도에 살고 있는데, 코소보 땅의 집시들은 전쟁 중에는 세르비아에 이용 당하고 전쟁 후에는 코소보 안, 알바니아인들의 보복대상이 돼 살해, 폭행 등 만행을 당했다. 지금 코소보 땅에서는 집시들의 바이올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