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형의 생활여행] 한류 여행, K-콘텐츠 성지순례

2023.11.21 06:00:00 13면

미국에서 울려 퍼지는 K-팝, 일본을 가득 채운 K-영화, 유럽인이 찾는 K-드라마 촬영지. 전 세계 휩쓴 한류 열풍은 시간이 흐를수록 거세진다. 외국인들이 찾는 한국은 대체 어떤 곳일까?

 

한류란 한국에 관한 것들이 한국 외의 나라에서 인기 있는 현상을 일컫는 신조어로, 한국의 문화가 전 세계로 번지며 나타났다. 처음 아시아에서 드라마를 통해 일어난 물결은 중동, 중남미, 동유럽, 러시아, 중앙아시아를 휩쓸고 북아메리카, 서유럽, 오세아니아 지역으로 빠르게 흐르며 작은 나라의 기적을 펼치는 중이다.

 

드라마, 영화, 음악 등 대중문화에서 시작된 한류는 애니메이션, 웹툰, 게임을 넘어 패션, 화장품, 음식, 언어, 기술, 무술, 산업까지 분야가 확장되고 있다.

 

장소를 기반으로 문화, 음식, 쇼핑을 포함하는 여행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관광공사는 추천 가볼 만한 곳의 테마를 ‘한류 성지순례’로 정하고, 여행사 대상 공모전을 통해 한류 대표코스 여행상품을 선정하는 등 한류와 여행을 접목하고 있다. ‘BTS 발자취만 5일 동안 함께하기’, ‘K-드라마와 함께하는 코리아 클라쓰’ 등의 한류 대표코스 여행상품은 한류에 푹 빠진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선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자신을 설레게 혹은 즐겁게 해준 화면 속 바로 그 장소, 또는 자신이 빠진 음악의 뮤비 촬영지를 찾아가며 K-콘텐츠 성지순례를 한다. 좋아하는 가수나 연예인이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 촬영지를 방문하는 건 물론, 그들의 고향까지도 찾아간다. 또,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 영화 드라마 세트장 투어를 예약하고, 먹방 투어, 전통시장 투어, 한복 입고 궁 투어 등 테마와 지역별로 나뉜 여행상품을 보며 고민한다.

 

그러나 K-팝을 듣고, K-드라마와 영화를 꿰고, 한글 티셔츠를 입는다고 한류를 다 안다고 할 수 없듯, 한복을 입고 김치를 먹고 한옥에서 자고 드라마 속 그 장소에 찾아간다고 한류 여행을 다 했다고 할 수 없다.

 

반짝이는 순간은 금세 지나간다. 한류 열풍은 경제에 활력을 주고 국력을 키우지만 지속적으로 한국적인 것을 선보이지 않으면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 전 세계에 한국의 매력과 위력이 알려지는 지금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다. 한국인이 한국을 모르면 아무리 한류 열풍이 불어도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빠르게 흩어질 테고, 인기에만 연연해 무차별적인 개발을 하면 지속력이 떨어질 것이다. 좋은 문화 콘텐츠를 만들고, 그 기반이 되는 지역과 전통문화를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인 스스로 자신의 지역과 문화를 사랑해야 가능한 일이다.

 

대중문화를 기반으로 한 참신함과 한국의 고유한 매력이 자아내는 깊이가 함께할 때, 한국을 찾아오는 이들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한류 성지순례 코스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는 지금, 우리 스스로 자신 있게 드러낼 만한 한국의 아름다움이 무언지 고민해 보자.

자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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