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대의 미디어산책] 2024년,미디어에 바란다

2024.01.02 06:00:00 15면

 

정확히는 미디어에 바라는게 아니다. 미디어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에게 바라는거다. 돌아보면 ‘23년, 미디어 정책이 없었다. 한거라곤 정권에 비판적이었던 지상파방송사 사장 경질과 내사람 임용, 그를 위한 KBS수신료 통합징수조치 해제가 다였다. 적어도 미디어 정책이란 면에선 전두환 정부 이래 가장 저급하고 철학적으로 빈곤한게 윤석열 정부다. 같은 보수정부라 해도 박근혜 정부는 소위 미래 먹거리라 할 수 있는 창조경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IT기술과 미디어, 콘텐츠의 융합을 도모하는 시도를 하였다. 맞는 방향이다. 2024년에는 더도 말고 딱 3가지만 바란다.

 

첫째는 지상파와 유료방송채널(PP)의 심의완화다.

넷플릭스 등 OTT와 비교해 보면 차이가 크다. 시청자는 지상파나 TVN이나 넷플릭스나 모두 방송미디어로 인식한다. 콘텐츠를 내보내는 통로로 역할도 같다. 동일서비스 동일규제다. 통로에 따라 지상파 방송이라는 이유로 점잖아야하고 이거 안되고 저거 안되는데 넷플릭스는 그냥 모든게 된다. 다같이 기준을 맞춰 완화하자. 세상은 급격히 변하고 시청자도 변하는데 의사결정권자나 시청자단체, 학부모단체의 생각과 눈만 안바뀐다. 스스로 시청자 보호를 위해 큰 역할을 한다고 자뻑한다. 본인이 꼰대란 생각은 결코 안한다. 스스로도 넷플릭스 보며 한국 콘텐츠의 자긍심 느끼고 재밌어 하면서 왜 국내방송에는 이율배반적인 자세를 취하는지 모르겠다. 나만이 국민을 위한다는 편향되고 오만한 생각에서 벗어나자.

 

둘째는 방송을 바라보는 균형적 시각을 정립하자.

방송은 기본적으로 저널리즘과 엔터테인먼트 두축으로 돌아간다. 지상파도 엔터테인먼트가 재밌어야 경영적으로 안정되고 저널리즘도 많은 시청자를 대상으로 좋은 보도할 기회가 생긴다. 지상파 등 미디어의 콘텐츠는 엔터테인먼트이자 산업으로 부가가치가 크다는 것은 다안다. 그런데 정치권은 방송미디어를 신문 대하듯이 오로지 저널리즘으로만 이해한다. 저널리즘마저도 본질가치에 주목하는게 아니다. 내 편드는 스피커냐 내 욕하는 스피커냐라는 기준만으로 판단한다. 지상파의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활성화되어 광고판매가 잘되야 질좋은 교양다큐 프로그램도 심층취재 보도도 가능해진다. 정치인이나 폴리페서, 기타 시민단체들도 방송을 저널리즘으로만 이해하고 접근하는 정파적 시각을 벗어나 미디어에 대한 종합적 이해를 하기 바란다.

 

셋째는 넷플릭스, 디즈니+, 티빙 등 OTT에 대한 법제화를 하자.

월간이용자 기준 넷플릭스는 1137만명, 쿠팡플레이 532만명, 티빙은 510만명 정도다. 이미 생활 미디어이다.새로울게 없다. 프로그램에 따라서는 시청자 규모가 지상파방송을 훨씬 능가한다. OTT는 일상적 의미의 미디어이긴 해도 법적으론 방송사업자가 아니다. 그냥 부가통신사업자일뿐이다. 넷플릭스 매출이 MBC를 능가한지 2년이 넘었다. 그러나 아직 이 사업자에 대한 법은 없다. 법체계 밖에서 사업한다. 방송사업자가 정부에 소송을 내는건 불가능하다. 정부에 인허가권이 있기 때문이다.국세청은 2021년 넷플릭스에 대해 조세포탈 혐의로 800억원의 추징금을 부과하였다. 넷플릭스는 불복하고 소송 중에 있다.

 

작년 넷플릭스는 광고요금제를 실시하고 스탠다드 요금제도 13500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MBC보다 매출이 큰 넷플릭스는 회사방침에 따라 광고도 하고 월수신료도 인상한다. 참 편한 사업구조다. 지상파방송이 중간광고를 하기까진 10여년의 사투가 있었다. KBS수신료는 더했다. 1981년도에 2500원인 수신료는 2024년 현재까지 동일하고 작년에는 그나마 효율적 징수체제 마저 깨버렸다. 지금까지 상황은 “때려잡자 KBS! 성장하라 넷플릭스!”다.

 

SBS는 광고 대신에 월수신료가 없다.넷플릭스는 광고를 봐도 수신료(KBS 수신료의 2배가 넘는다)를 낸다. KBS수신료때완 달리 신문사도 조용하다. 윤정부와 정치권은 저널리즘이 아니니 내 이해와 무관해 관심없다. 방송생태계의 교란종이 돼버린 넷플릭스와 지상파 및 종편, PP 등의 균형적 발전을 도모하고 시청자복지를 구현하려면 법제화가 첫 발걸음이다. 콘텐츠산업의 생태계가 선순환되고 균형적 발전이 이루어져야 최종 소비자인 시청자에게 이익이 돌아간다. 국내산업이 탄탄해야 더좋은 콘텐츠를 좋은 조건으로 넷플릭스,디즈니+ 등을 통하여 해외로 공급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국내시장은 좁아서 규모의경제 효과가 없다. OTT를 통해 수출해야 국내산업기반이 탄탄해지고 돈도 번다. 이게 박근헤 정부가 말한 창조경제의 부가가치다. 보수에도 질의 차이가 크다. 많이 늦었지만 올해엔 OTT 등에 관한 법령 정비가 되어 기존의 방송미디어들과 균형적 발전을 할 수 있는 제도가 착근되길 바란다.

김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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