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모 중진 국회의원 보좌관 ‘대출 특혜 제공’ 의혹(종합)

2024.01.27 06:00:00 1면

청주 용암동 상가건물 기성고 대출‧대환대출에 관여 의혹
임용 전 지역 새마을금고 이사 활동…업체 관계자와 친분
업체 관계자 녹취록에 보좌관 도움 받았다는 암시 내용도
보좌관, 대출 특혜 전면 부인…“이사 압력으로 대출 안 돼”

 

모 중진 국회의원 보좌관이 과거 자신이 이사로 있던 지역 새마을금고를 통해 특정 기업에게 대출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초 도급계약서로는 기성고 대출 한도가 50억 원이었으나 도급계약 금액을 높이는 수법으로 90억 원의 대출이 실행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건물 준공 이후 기성고 대출 상환이 도래하자 해당 기업은 담보 대출로 전환을 시도했는데 금고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보좌관을 통해 대환대출이 실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A개발은 2020년 3월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에 지하 2층, 지상 10층, 연면적 1만 465.9㎡ 규모의 상가건물 신축을 위한 도급계약을 청주지역 업체인 B건설과 체결했다.

 

상가 건축 계약금액은 111억 원으로 A개발은 B건설과 함께 청주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기성고 대출을 받기 위해 서류를 접수했고, 2번 반려된 뒤 50억 원 규모로 승인됐다고 한다.

 

기성고 대출은 건축 공정률에 따라 순차적으로 대출이 실행되는 것으로 당시 상가 건축에 필요한 대출 규모는 70억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축에 필요한 대출이 부족하자 B건설 관계자는 당시 지역 새마을금고 이사로 재직 중이던 C씨에게 연락했다고 한다. C씨는 현재 모 중진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활동 중이다.

 

이들 기업은 기존 111억 원이었던 도급계약서를 140억 원으로 새로 작성해 2020년 5월 새마을금고에 접수했고, 한 달 뒤 5%대 금리로 대출 90억 원이 실행됐다고 한다. 건물은 2020년 7월 착공에 들어가 2021년 11월 준공됐다.

 

건물이 완공된 뒤 기성고 대출 상환 시기가 도래하자 이들 기업은 2021년 12월 새마을금고에 건물을 담보로 대환대출 상담을 진행했다. 당시 상가 분양이 50% 정도밖에 되지 않아 대출을 상환할 여력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새마을금고는 대환대출이 어렵다고 했고 B건설 관계자와 실랑이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사무실로 돌아온 B건설 관계자는 다시 C씨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고, C씨가 사무실로 찾아와 대출과 관련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B건설 관계자와 C씨가 만나고 며칠 뒤 새마을금고에서는 불가능하다던 대환대출이 승인됐고, 이들 기업은 23억여 원을 추가로 대출 받았다고 한다. C씨가 대출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C씨와 B건설 관계자는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개발은 앞서 해당 상가 건축비 조달을 위해 키움증권을 통해 대출을 진행하려 했는데 내부 심사과정에서 부결돼 대출을 받지 못하자 2019년 B건설을 소개 받았다고 했다.

 

이후 B건설과 상가 건축을 위한 도급계약을 체결했고 B건설과 함께 지역 새마을금고로부터 기성고 대출 한도 증액, 대환대출 실행 등을 이끌어냈다. 

 

 

A개발 관계자와 B건설 관계자가 나눈 통화 내용에는 대출 실행에 있어 B건설 관계자가 C씨에게 도움을 받은 것을 암시하는 내용이 나온다.

 

2022년 11월23일 오후 9시 52분쯤 이들이 나눈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B건설 관계자는 “내가 니들 대출 두 번 다 내가 해줬어. 수수료를 줘도 5억 이상 줘야 돼”라고 말했다.

 

A개발 관계자는 “저희 회사는 키움증권이 참여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당초 키움증권을 통해 대출을 받으려 했는데 안됐다”며 “이후 B건설을 만난 뒤 대출이 됐다. B건설이 대출을 풀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C씨는 대출 특혜 제공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C씨는 경기신문과 통화에서 “지역 새마을금고 이사로 근무한 것은 맞지만 새마을금고는 이사가 대출을 해주는 시스템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대출은 대출팀에서 검토한 뒤 실행하는 것”이라며 “지역 새마을금고 이사가 8명인데 이사가 압력을 행사해서 대출이 되는 곳이 절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담보가 없어도 신용이 좋으면 대출을 해주는 것이 새마을금고의 이념”이라며 “기업의 신용이 좋으면 대출은 당연히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B건설 관계자를 알고 있느냐. 사무실도 자주 방문해 친분이 있다고 알려졌다’는 기자의 질문에 C씨는 “지역에서 활동하며 만났고 아는 사이”라고 짧게 답했다. 

 

한편 C씨는 모 중진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임명된 2022년 11월까지 청주시의 한 새마을금고 이사로 활동했다.

 

[ 경기신문 = 고태현 기자 ]

고태현 기자 thk0472@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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