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도 수석교사제 부활 1년…만족도 높일 방안 찾아야

2024.01.30 06:00:00 13면

주먹구구식 교육 전수, 완성도 올려 제도 효과 높이길

경기도교육청이 지난해 부활시킨 수석교사제도가 아직 교육 현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보완책이 요구된다. 경기도에서 폐지한 지 8년여 만에 재도입한 수석교사제는 교직 경력이 많은 우수 교사가 초임 교사 등 경력이 적은 교사의 교육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각자의 교육 기술을 전수하는 제도다. 교사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강연 및 연수의 질적 수준을 훨씬 더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다. 


수석교사제는 수업 전문성을 가진 교사를 우대하기 위해 2012년 도입됐다. 15년 이상 경력을 가진 교사를 대상으로 서류심사·심층 면접 등 절차를 거쳐 뽑는다. 선발된 수석교사는 임기 4년 동안 학교 수업, 교사 교수·연구 활동을 지원받는다. 저연차 교사들을 대상으로 공개수업을 진행하고, 컨설팅을 제공해 공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 취지다.


경기도에서는 제도 도입 4년차인 지난 2015년 이재정 전 교육감이 실효성을 문제 삼아 사실상 폐지시켰다. 그러다가 지난 2022년 12월 임태희 교육감은 교사들의 교육 역량을 강화하는데 유익하다는 판단으로 재도입해 지난해 3월 첫 학기부터 교육 현장에 적용했다. 아직 재시행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평가가 그리 높지 않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도 지난해 하반기에 여러 비판이 일고 있는 수석교사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선 수석교사제도 도입 당시 목표치에 비해 선발 인원이 턱없이 낮다는 점부터 지적된다. 2012년 제도 도입 당시 교육부는 수석교사 1만 명을 선발해 학교별로 1명씩 배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전국 기준 수석교사의 수는 초기 1848명에서 지난해 999명으로절반 수준까지 뚝 떨어졌다. 


별도의 정원 규정을 두지 않은 관계로 수석교사로 선발된 교사의 줄어든 수업시수 때문에 다른 교사의 수업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도 문제다. 기간제 교사를 채용할 수 있지만, 교감·교장 등 관리자나 동료 교사들은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수업 연구보다는 행정업무에 매진해야 승진에 유리하다는 점도 고연차 교사들의 수석교사 지원을 망설이게 한다. 수업방식·교과과정을 고민하자는 수석교사제도 얘기는 관리자들에게 엉뚱한 소리로 치부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청 하달 행정업무를 잘 수행하는 사람에서 승진코스인 교무부장 등 보직을 주는 풍토가 여전하다. 


경기도 학교 현장에서는 일단 마땅한 기준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는 교육이 저경력 교사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 지적된다. 전수하는 노하우가 시대의 변화를 다 담아내지 못해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불만도 있다. 수석교사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정한 ‘교육과정’처럼 저경력 교사들이 꼭 필요로 하는 교육 내용으로 구체화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경기도교육청은 다양한 교사들의 기대와 희망을 잘 담아내어 수석교사의 연수를 체계화하고 심화하는 쪽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능력과 경험을 겸비한 우수 교사의 교육 노하우가 저경험 교사들에게 제대로 전수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문제점을 올바로 찾아내어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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