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어소] 올해는 서로의 이야기를 잘 듣자!

2024.03.04 06:00:00 13면

 

얼마 전 지인과 통화를 했는데, 그는 꽤 길게 자신의 근황을 이야기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친구들도 만나기 어렵다는 그는 오랜만에 대화상대를 만난 듯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나는 ‘아, 그렇군요.’, ‘맞아요’,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등의 맞장구를 치며, 그의 이야기를 공감하며 들었다. 그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이 그에게 위로와 힘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아마 이런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카톨릭주교이면서 종교상담센터의 전문 카운슬러로 활동하고 있는 제임스 셜리반은 자신의 책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 경청’에서 ‘경청은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며, 자존감을 되찾아주는 것이다. 경청자는 인간 영혼을 치유하는 위대한 치료자가 된다’라고 하였다. 경청은 상대방과의 대화를 잘 이해할 수 있고, 서로에게 위안과 격려가 되는 가장 좋은 소통방법이다.

 

우리는 경청(傾聽)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경청은 마치 산수의 구구단처럼 소통방법의 기본처럼 생각되지만 곱씹어보면 가장 어려운 소통방법이기도 하다. 상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상대의 말을 자르고 불쑥 나의 말을 시작하기도 하고, 상대의 이야기를 잘못 이해해서 소통의 오류가 나기도 한다. 공자 역시 60세가 되어서야 귀가 순해져 타인의 말을 잘 이해하게 된다는 이순(耳順)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했으니 경청은 참으로 어려운 것이다. 이렇게 어려운 경청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경청을 위한 노력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만 짚어보겠다.

먼저,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을 결심부터 하자. 세상만사가 그렇듯‘이 이야기를 잘 들어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나의 경우 상담을 청해오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이해해서 내 생각을 말하려고 노력한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학생들에게 가장 좋은 상담은 그들의 이야기를 잘 경청하는 것이다.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의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내 생각과 편견을 내려놓고, 열린 마음으로 상대와 눈을 맞추면서 상대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다. 한 번 봤던 영화를 다시 보면 또 다른 내용을 발견하듯이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다 보면 그 사람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한 번 들었던 말이라도 또 다른 관점의 이야기도 발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상대방의 생각을 온전히 공감하면서 들어보자. 고객을 끄덕이기도 하고, 맞장구도 치면서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해보자. 궁금한 것은 질문하기도 하고, 상대의 이야기를 요약해보는 것도 좋다. 이야기하는 상대는 응원과 격려를 받을 수 있어 좋고, 이야기를 듣는 당신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타인의 삶과 생각을 바탕으로 어떤 형태이든 성장할 수 있다. 나는 누군가를 위로하고,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방법으로 경청을 추천한다.

정은이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