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도 노동안전지킴이 채용인원 ‘불균형’ 보완해야

2024.03.05 06:00:00 13면

시·군별 들쭉날쭉…인구수·사업장 수 비례도 안 맞아 

전국단위의 산업안전지킴이 사업의 폐지로 중요성이 훨씬 높아진 노동안전지킴이의 채용과 관련한 경기도의 행정에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도가 지난달 말 발표한 노동안전지킴이 합격자 수에 일선 시·군의 인구 비례는 물론 사업장 수 비례마저도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아무리 도-시군 매칭 사업이라는 특성 때문이라고 해도 시·군 간 극심한 불균형 방치는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이다. 노동 현장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보완이 시급한 대목이다. 


도는 지난달 27일 ‘2024년 경기도 노동안전지킴이’의 시군별 최종합격자 104명을 공고했다. 경기도는 지난 2022년부터 도-시·군 매칭 사업 형태로 시군별로 2~6명의 노동안전지킴이를 배치, 건설·제조업 등 산업현장에서 3월부터 12월까지 산업안전보건법 상 안전·보건조치 사항에 대한 현장점검을 벌여 개선방안을 지도하는 역할을 하도록 해왔다. 시·군 별 채용인원은 고양 등 4개 지역 6명, 파주 등 13개 지역 4명, 부천 등 14개 지역 2명이다. 도 관계자는 채용이 기본적으로 시·군별 인구수를 기준으로 이뤄졌다고 밝혔지만, 일부 시·군은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구가 많은 용인·고양·화성 등은 올해 6명을, 인구가 적은 안양·의왕·동두천·가평 등은 2명의 노동안전지킴이를 각각 채용했다. 그러나 인구수가 약 11만 명인 여주시는 올해 노동안전지킴이를 4명 채용했으나, 인구수 약 77만 명의 부천시는 고작 2명을 채용했다. 수원시는 인구 약 119만 명(1월 기준)으로 도내 가장 큰 인구수를 보유하고 있으나 용인·고양 등보다 적은 4명의 노동안전지킴이를 채용했다.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채용인원은 안전관리가 직접 필요한 시·군별 사업장 수를 기준으로 살펴봐도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10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수원시는 약 11만 개의 사업체를(도내 최다) 보유하고 있으며, 부천시의 경우 약 8만 7000개로 노동안전지킴이 채용인원이 4명 이상인 일부 시·군들보다 사업장 수가 많다. 노동안전지킴이 채용 불균형으로 안전사고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도는 해당 사업의 시·군 재정부담 비율이 높아 채용인원 수는 시·군의 의견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노동안전지킴이 사업은 도-시·군 ‘3대 7’ 매칭 사업으로, 시·군 부담 비율이 비교적 높은 사업이다 보니 수요 조사를 진행할 때 채용인원 결정에 시·군의 의견이 반영된다는 점을 인정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미만 중소기업까지 전면 시행되기 시작하면서 가뜩이나 산업안전, 노동안전에 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는 시점에 경기도의 노동안전 행정이 기계적인 관행에 따라 움직인다는 인상은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경기지역 노동자의 안전이 시·군 당국의 선택에 따라 지역 별로 공평하게 관리되지 않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경기도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런 불합리를 시정할 새로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전국단위의 산업안전지킴이 사업이 폐지되는 시점이기에 더욱 그렇다. 경기도의 노동자들은 어디에 살든 다 같이 안전해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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