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보는 눈] 전쟁과 폭력으로 세계가 냉전으로 회귀

2024.03.08 06:00:00 13면

 

코로나 팬데믹의 긴 터널을 지나왔는데도 세계는 전쟁과 폭력으로 암울하기만 하다. 세계를 주도하던 강대국들이 냉전시대의 본색을 또다시 드러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야만과 폭력의 시대로 돌아간 느낌이다. 전쟁과 폭력을 말리고 평화를 유지하도록 설득해야 할 강대국들이 오히려 전쟁을 일으키고 부추기며 반인륜적인 야만 행동에 동참하고 있다.

 

과거 냉전시대의 주역이었던 러시아와 미국이 오늘날 또다시 세계 주도권 싸움으로 지구를 전쟁의 수렁에 밀어 넣고 있다. 나토의 팽창을 반대하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였고 벌써 전쟁을 벌인 지 2년이 지났지만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급기야 나토의 팽창 문제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미국 간에 핵전쟁 논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미국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폭격에도 중재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스라엘을 지원하면서 가자지구에서의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전쟁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약자의 몫이 되었다. 수많은 민간인들이 생명을 잃고 그나마 목숨은 건졌다고 해도 하루아침에 평생 모았던 재산과 삶의 터전을 잃고 하루하루 굶주림과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는데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러시아와 미국은 지난 세기에는 냉전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었고 21세기에는 세계에 유익한 공공재를 제공하지 못하는 킨들버거 함정에 빠진 것도 모자라 냉전의 악령을 되살려 세계를 파멸로 이끌고 있다. 찰스 틸리에 따르면 유럽에서 강대국 간에 일어난 전쟁은 16세기 34차례, 17세기 29차례, 18세기 17차례, 19세기 20차례, 20세기 15차례였다. 문제는 16세기에 전사자가 매년 3,000명이었던 데 반해 20세기에는 22만 3천 명에 달했다는 것이다. 살상 무기의 발달로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선진국들은 무기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스톡홀름국제연구소에 따르면 2018~2022년 세계적으로 무기 수출 점유율이 미국 40%, 러시아 16%, 프랑스 11%, 중국 5.2%, 독일 4.2%, 영국 3.2%이다. 강대국들이 열을 올리는 무기 수출을 합리화하게 된다면 전쟁과 폭력은 더욱 기승을 부릴 수밖에 없으며 냉전의 역사는 되풀이될 것이다.

 

그러면 희망이 없는 것인가? 영국이나 일본은 꼭두각시일 뿐 그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 오히려 일본은 이때다 하고 인류에게 치명적인 핵오염수를 바다에 내다 버리고 있다. EU의 프랑스, 독일 등에 일말의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아울러 요즘 경제적으로 부상하는 국가들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최대 민주주의 국가로 불리는 인도, 축구하면 생각나는 브라질, 붉은 자본주의 국가로 인식되는 중국 등이 인류 평화와 발전을 위해 냉전시대 주역들의 전횡을 막아내야 할 것이다.

이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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