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늘봄 인솔업무 혼선에 학생 잃은 교사들…복도서 ‘엉엉’

2024.03.07 20:00:00 1면

늘봄·돌봄·방과후·귀가…인솔하다 혼선 와 아이 ‘실종’
교원단체, ”늘봄전담인력이 늘봄학생 인솔하게 해야”
경기도교육청, ”늘봄인력이 아이 인솔하도록 안내할 것”

 

학교지리를 익혀야 할 새학기 적응기간에 아직 미완성 상태인 ‘늘봄학교’를 시행해 담임교사들이 인솔업무 혼선으로 아이를 잃어버리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업 후 담임교사 혼자 늘봄·돌봄·방과후·귀가 등 4가지 경로로 아이를 데려다줘야 하는데 과도한 인솔업무와 늘봄인력 공백 때문에 ‘안전 문제’까지 생긴다는 지적이다.

 

7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 내 모든 학교는 늘봄을 3월 3주 이내로 시행해야 한다.

 

이는 신입생 적응기간으로 1학년 담임교사는 정규수업이 끝나면 늘봄·방과후·돌봄·귀가 등 4곳의 장소로 아이들을 인솔해야 한다.

 

늘봄이 없던 작년에는 담임교사 1명만으로 인솔업무가 가능했지만, 갑작스럽게 시행된 ‘늘봄’까지 추가되니 안전사고에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 현장교사들의 설명이다. 

 

또 1학년 하교시간엔 타 학년 교사들은 수업 중이고, 늘봄 전담인력은 미채용 상태거나 부임한지 일주일도 안 돼 도움을 구할 데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방과후와 돌봄의 경우에는 현장 안착 시기가 지나 전문인력과 공간이 잘 마련돼 있지만, 늘봄은 급박한 시행으로 여전히 여러 문제가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처럼 ‘미완성 상태’인 늘봄학교의 시행시기와 신입생의 학교 적응시기가 맞물려 업무혼선으로 아이가 실종되기까지 한다는 점이다.

 

용인의 한 초등교사 A씨는 “하교하는 아이들을 데려다주고 오니 늘봄교실에 가야할 아이가 사라져 복도에서 울면서 찾아다녔다”며 “다행히 찾았지만 학교에서 멀어졌으면 끔찍한 일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늘봄강사는 아직 채용이 안 됐고 기간제 교사는 온 지 하루밖에 안 돼 수업시간에 수업은 못하고 아이들에게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것만 가르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도내 교원단체는 사고 예방을 위해 늘봄전담 인력이 아이들을 인솔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채유경 경기교사노조 초등정책국장은 “사고위험이 커서 교사들이 가장 신경쓰는 시기인 ‘적응기간’과 늘봄 시행이 맞물려 교사도 업무에 혼선을 겪고 있으니 인계업무를 명확히 나눠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도교육청은 적응기간 동안 늘봄전담 인력이 학생 인솔을 맡도록 안내하겠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적응기간 동안은 강사 등 늘봄전담인력이 아이들 인솔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장려하라는 내용을 각 지역교육청에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이보현 기자 ]

이보현 기자 lbh7264@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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