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2대 총선투표일, 한 번 더 생각하고 잘 찍자

2024.04.10 06:00:00 13면

온갖 선동 난무…포기하지 말고 바른 주권 행사를

22대 총선투표일, 선택의 날이 왔다.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혼란스럽고 처절했던 선거전이 모두 끝나고 드디어 유권자의 선택만 남았다. 현명한 투표의 가치는 더없이 높아졌다. 한 번 더 생각하고 신중하게 찍어야 한다. 저열했던 선전·선동·악담질은 모두 다 잊고, 누가 과연 나라의 입법기관이자 지역 대표로서 적격인지 정신을 가누고 제대로 판별해내야 한다. 우리의 미래를 개척해줄, 좀 더 깨끗하고 유능한 인물이 누구인지 찾아내야 한다. 


돌이켜 보면, 이번 총선에서 비전을 겨루는 건강한 정책경쟁은 처음부터 아예 없었다. 시종일관 험담·악담이 판을 치는 저질 드라마가 하염없이 펼쳐졌다. 오직 상대방의 오물통을 찾아 발로 차고 뒤엎으면서 유권자들을 악취 나는 시궁창 속에다 가두려고 발싸심하는 최악의 선거전이었다. 이합집산 소용돌이 끝에 펼쳐진 각 당의 시끌벅적한 공천과정부터 실망스러운 일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민의가 반영된 충실한 공천이었는지 되짚어볼 대목은 수두룩하다. 


혼탁한 선거전 끝에 음모와 선동에 휘둘려 장단점을 제대로 검증해보지 못한 안타까운 후보들이 적지 않다. 유권자들은 마지막 선택의 기준으로 맑은 눈, 정직한 청력, 건전한 상식의 저울에 하나씩 올려놓고 다시 한번 계측해보아야 한다. 주야장천 오만하게 권력 ‘힘자랑’만 하거나, 오직 ‘투쟁’만을 앞세우고 ‘미래’는 도무지 말하지 않는 정치 집단을 엄중히 심판할 수 있는 오늘의 판관은 오직 유권자들뿐이다. 


국회의원이란 직역(職役)은 무엇인가. 국회의원이 지역의 대표인 것은 맞다. 국회 입법 기능을 통해서 지역발전을 도모하고 지역민의 이익을 추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역량을 가늠하고 공약을 살피고 됨됨이를 살피는 것은 바로 그런 능력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지역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이해하며, 지역 여론을 충실히, 그리고 신실하게 반영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


그러나 국회의원이 왜 국회의원인지를 따지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국회 입법을 통해서 나랏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기본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선거 과정에서 쏟아낸 ‘지역발전’의 장밋빛 공약들에 함몰돼서는 안 되는 까닭은 충분하다. 그가 속해있는 정당의 역량과 방향도 중요하다. 헌법기관으로서 한 명의 국회의원이 갖는 위상은 막강하다. 오직 이기기 위해서 경쟁자와 상대 정당에 끼얹어댄 오명에 온전히 현혹돼서는 안 된다. 


총선 사상 가장 높은 사전 투표율을 놓고 각 정당은 하나같이 아전인수(我田引水)다. 그 밴드왜건을 노린 얄팍한 술수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 그 어떤 자의적 해석에도 휘둘릴 이유가 없다. 오로지 자신만의 저울과 자신만의 판단으로 선택하는 게 옳다. 


대의민주주의의 허점을 꼬집은 철학자 장자크 루소의 “국민은 투표하는 날만 주인이고, 투표가 끝나면 노예가 된다”는 말은 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늘의 선택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오늘 선택이 잘못되면 우리는 무려 4년 동안 저질 3류 난투극을 견뎌야 하는 운명에 처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잘못된 선택이라도 기권보다는 낫다’는 금언을 잊어서는 안 된다. 투표장을 외면하는 것은 주권자의 자격을 포기하는 어리석은 짓이다. 빠짐없이 투표하여 주권자의 위상을 뚜렷이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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