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현대인들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잠깐의 여유…전시 ‘사유의 정원’

2024.04.17 12:45:23 10면

성남큐브미술관 소장품12점, 고요하고 평온한 사유의 세계 탐색
12월 22일까지 성남큐브미술관

 

‘사유’란 대상을 두루 생각하는 일, 개념, 구성, 판단 추리 따위를 행하는 이성 작용을 뜻한다. 하나의 사물을 가만히 생각하다보면 명상이나 사색에 이르게 되고 현대에는 ‘사유’의 개념이 정신적 치유나 심리적 정화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장됐다.

 

성남큐브미술관에서 ‘사유’를 주제로 한 2024소장품주제기획전 ‘사유의 정원’이 열리고 있다. 2015년부터 공립미술관으로서 소장품을 소장해 온 미술관이 2023년 ‘성남의 발견전’을 통해 수집한 신소장품과 기소장품을 활용한 전시다. 동시대 작가 8인의 작품 12점을 통해 일상의 여유를 불어넣고 작가의 사유가 감상자의 사유로 확장되는 경험을 제공한다.

 

 

참여작가는 박상미, 고혜숙, 윤길영, 유봉상, 조창환, 유한이, 이계진, 황현숙이다. 작가들은 저마다의 풍경을 순수한 조형 언어로 풀어낸다. 고요하고 평온한 공간에서 작품들은 혼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히 자기 안으로 침잠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낸다.

 

박상미 작가는 ‘내 자리’를 통해 푸른 자연을 표현했다. 화분과 그 속에 담긴 식물은 자연의 생명력을 나타냈고 수묵의 흑백 이미지는 자연 속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한다. 그림자와 같은 수묵은 공간 속에 융화되지 못하는 제3의 주체를 표현한다.

 

유한이 작가는 ‘옥상정원’을 통해 전통적이면서 완성도 높은 회화를 선보인다. 직육면체의 이상적인 공간에 뻗어나가는 나무는 유기적이다. 작가는 ‘개자원화보’의 도판을 이용해 정형화된 자연물의 이미지를 사용했는데, 사회의 제도와 이에 따른 복잡함, 모호함에 대해 역설한다.

 

 

유봉상 작가의 ‘JJ20160625’ 역시 숲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기분을 환기시킨다. 작가는 자연 탐사를 통해 교감한 풍경을 ‘못’을 사용한 특유의 현대적 회화로 표현했는데, 재구성된 풍경은 실재이면서 실재가 아닌 대상을 의미한다. 따뜻한 느낌의 작품이 작가의 시선을 담는다.

 

황현숙 작가는 전통적인 소재들을 공간감, 원금감 없이 나열한다. 작품 ‘엄마의 추억’엔 어머니의 한복, 꽃신, 꽃과 화분이 있다. ‘소금’의 저자 박범신은 황현숙 작가의 작품에 대해 ‘황현숙의 꽃들은 우리에게 마음을 고요히 열고 본성의 빛으로 보면, 생명의 빛이 뿜어져 나온다고 말을 건다’고 평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한국 특유의 정서와 미의식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고혜숙 작가의 ‘사-잇길에서’, 자연과 생활을 소재로 아크릴릭에 부조적 형태로 생명력을 불어넣는 윤길영 작가의 ‘그리움’, 들숨과 날숨처럼 차근차근 물감을 쌓아올려 추상 이미지를 만들어낸 조창환 작가의 ‘BREATH(숨)’, 먹과 소금의 우연적 효과를 활용해 무위자연의 정신을 표현한 이계진 작가의 ‘소금산수’가 사유의 세계로 안내한다.

 

전시장 한켠에선 전시연계프로그램을 진행해 황현숙 작가의 책 ‘아름다운 날들’의 도안에 직접 색을 칠해보는 활동을 할 수 있다. 작가에 대한 이해를 돕고 전시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는 전시연계 프로그램은 모든 관람객을 대상으로 하며 하반기에는 다른 주제로 진행된다.

 

빠르고 바쁜 일상 속에서 고요하고 평온하게 내면을 탐색해 볼 수 있는 전시 ‘사유의 정원’은 12월 22일까지 계속된다. 전시는 무료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고륜형 기자 krh0830@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15번길 3-11 (영덕동 1111-2)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