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호실적에도 연체율 '비상'…신용사면 추가부실 위험도

2024.05.01 14:48:10 4면

지주계 카드사 1분기 실적, 전년 대비 30% 증가
카드 사용 금액 증가·비용절감 효과로 실적 개선
치솟는 연체율에 신용사면 여파로 건전성 우려

 

금융지주계열 카드사(신한·국민·하나·우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1년 전보다 30% 정도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사용액 증가와 판매관리비(이하 판관비) 절감 등으로 단기 수익성이 개선된 영향이다.

 

다만 이용자의 카드 사용액이 늘어나면서 연체율도 덩달아 높아짐에 따라 향후 카드사들의 건전성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지난 3월 실시된 신용사면의 여파를 가늠하기 어려운 점도 건전성의 변수로 작용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주계열 카드사들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40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우리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들의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하나카드(535억 원)는 1년 새 순이익이 165% 증가하며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같은 기간 국민카드(1391억 원)와 신한카드(1851억 원)의 순이익도 각각 70%, 11% 증가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순이익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카드 사용액이 늘었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체 카드 승인액은 290조 9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늘었다. 


광고·마케팅 비용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판관비를 낮춘 것도 카드사 순이익 성장에 기여했다.

국민카드의 1분기 일반관리비는 1443억 원으로 1년 전보다 9.4% 줄었다. 신한카드는 판관비가 4% 늘었지만, 영업수익 증가율(12%)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짐에 따라 조달금리 부담이 지속되자 카드사들은 각종 비용을 절감하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2% 수준이던 여신전문채권(여전채) 금리는 3%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순이익이 성장했음에도 카드사들에 대한 건전성 우려는 잔존한다. 카드 이용 증가에 따른 연체율이 치솟으면서다. 

 

지난해 말 1.34%였던 이들의 연체율 평균치는 올해 1분기 1.57%로 약 0.23%포인트(p) 올랐다. 하나카드의 연체율은 같은 기간 0.27%p 오르며 1.94%를 기록했다. 신한카드, 국민카드, 우리카드의 1분기 연체율은 각각 1.56%, 1.31%, 1.46%다. 건전성이 나빠지면서 이들 카드사들은 순이익의 약 1.5배에 달하는 6317억 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았다.

 

더 큰 문제는 최근 실시된 대규모 신용사면이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3월 12일부터 '신용회복 지원'이 시행되면서 최대 330만 명의 대출 연체기록이 삭제될 예정이다. 카드업계는 이를 통해 신용점수가 오른 약 15만 명의 고객들이 신용카드를 새로 발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의 자금력이나 실질적인 신용능력이 그대로인 만큼, 신용사면이 카드사 연체율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카드업계의 중론이다. 카드사들은 올해 3분기 이후부터 신용사면이 단행된 건전성 지표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앞으로 리스크 관리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은 선방했지만 저신용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낮아지고 있어 안심하기엔 이른 상황"이라며 "카드사들이 자산건전성 관리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고현솔 기자 sol@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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