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철도사업 예산 ‘초비상’…경기도 정치권 역량 모으길

2024.09.06 06:00:00 13면

8건 중 10건이 도 건의액 이하, 7건은 절반 이하 배정

경기도의 주요 철도사업에 대해 정부가 배정한 내년도 예산안이 태부족해 초비상 사태다. 발표된 안이 경기도 건의액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국회 예산안 심사에서 보완하지 못할 경우 심각한 사업 차질마저 우려된다. 도민을 대표해 국회에 나가 있는 지역 출신 의원들의 역량 집결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게 됐다. 지역민의 이익을 대변하고 관철하기 위해 일심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 철도사업이야말로 지역 민생과 직결돼 있다. 


경기신문이 3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5년도 예산안’과 경기도가 여야 경기 의원실에 제출한 ‘2025년도 경기도 주요 국비 사업 설명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철도 분야 주요 국비 사업에 비상등이 켜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내년도 철도 분야 주요 국비 사업으로 18건에 1조 6995억 원을 건의했다. 이는 전년도 1조 7317억 원보다 1.9%가 적은 것이다.


이들 18건의 예산안을 집계한 결과 1조 6389억 원(96.4%)으로 90%를 넘었으나 사업별로 큰 차이를 보인 부분이 문제다. 그중 10건의 사업은 건의액보다 크게 적다. 오는 2027년 개통 목표인 도봉산~옥정 광역철도는 건의액(1275억)의 62.3%인 795억 원 편성에 머물렀다. 도봉산~옥정은 도가 경기북부지역 철도인프라 개선 등을 위해 국비 확보가 관건인 사업이다.


또 내년 개통 목표로 관계 기관과 적극 협의 중인 수원발 KTX·인천발 KTX도 각각 신청액(727억·930억)의 36.6%와 37.6%인 266억 원과 350억 원 편성에 그쳤다. 신안산선 복선전철은 내년 개통 목표임에도 건의액(5297억)의 50%인 2650억 원만 편성됐고, 옥정~포천선 광역철도와 서해선(송산~홍성) 복선전철은 각각 44.5%와 39.7%에 머물렀다. 특히 수색~광명 고속철도는 307억 원을 건의했으나 불과 8.1%인 25억 원만 배정돼 사업이 제대로 진행될지조차 의문이다. 


반면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등 7건은 건의액보다 높게 편성돼 대조를 보였다.수서~광주 복선전철은 80억 원을 건의했으나 346.3%인 277억 원 편성됐고, 여주~원주 복선전철도 건의액(300억)의 306%인 918억 원이 배정됐다. 오는 2028년 개통 목표인 인덕원~동탄과 월곶~판교 복선전철은 각각 건의액(1000억·700억) 보다 2배가 넘는 2121억 원과 1720억 원을 확보해 예정보다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GTX의 경우, 노선별·구간별로 예산안에 차이를 보였다. B노선(인천대 입구~용산~상봉~마석) 중 용산~상봉 구간은 건의액(1708억)보다 많은 2968억 원이 편성된 반면, 인천대 입구~용산·상봉~마석 구간은 건의액(1202억)의 절반가량인 662억 원에 머물렀다. C노선(덕정~수원)도 건의액(1046억)의 32.3%인 338억 원에 불과했다. A노선(파주~삼성~동탄) 중 삼성~동탄 구간은 99억 원 배정으로 건의액(76억)보다 많았다. 


국회의원의 의정 활동 중 지역민들로부터 가장 정직하게 평가받는 부분이 바로 예산확보 활동일 것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예산 국회가 시작됐고, 의원들은 지역 현안 사업들에 대한 최종 점검의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사업이나 예산 문제와 관련하여 자료와 논리에 근거해 소관 부처를 잘 설득했을 때만이 그 성과가 충분히 기대되는 상황이다. 


국회 예산결산특위에는 민주당 출신 8명, 국민의힘 2명, 개혁신당 1명 등 모두 11명의 경기도 출신 의원들이 포진돼 있다. 도가 필요성을 판단하고 도민들이 학수고대하는 철도사업에 대한 정부 예산이 턱없이 적게 배정된 부분의 부당함을 용의주도한 전략으로 설파해 나가야 한다. 분별없이 떼를 쓰는 게 아니라, 왜 정부의 예산안이 부당한지에 대해 설득력 있는 논리를 최대한 동원하는 게 바람직하다. 


당리당략의 그늘에 묻히거나 팀워크를 깨가며 소 지역주의를 발동시켜서는 안 된다. 크게 보고, 멀리 생각하는 자세로 경기도 철도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만들어가야 한다. 유권자인 도민들이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음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번 예산 국회에서 경기도 출신 국회의원들이 ‘따로 또 같이’ 감동적인 활약을 펼쳐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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