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2주기를 맞이한 29일, 국회는 추모제를 열어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동시에 재발방지와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할 것을 한목소리로 다짐했다.
이날 추모식장에는 “159명의 별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와 희생자들의 사진이 걸렸고, 희생자를 기억하는 의미의 보라색 리본도 국회 경내 곳곳에 달렸다. 국회가 사회적 재난 추모제를 공식으로 주관·주최한 것은 처음이다.
추모제에는 희생자 유가족, 시민 등 250여 명과 여야 국회의원 60여 명이 참석했다. 유가족들은 보라색 점퍼를, 참석자들은 현장에서 나눠준 보라색 목도리를 두르고 착석해 의미를 더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가의 책임이 부재했던 시간이었다. 기막힌 슬픔과 고통을 온몸으로 겪어낸 유가족 피해자들에게 대한민국 국회를 대표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우 의장은 최근 국회를 통과한 이태원 참사 특별법과 특별조사위원회 출범을 언급하며 “그 어떤 은폐와 왜곡, 지연과 방해 없이 특조위가 자신의 책임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해 국회의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추모제에 참석한 여야 원내대표들은 현장 추모사를 통해 참사 재발방지와 진실규명을 위해 뜻을 모았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연하다고 믿었던 일상에 대한 의심을 갖게 한 그날의 참사를 우리 모두 기억하고 있다”며 “특조위가 독립적으로 주어진 역할을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가는 왜 참사를 예방하지 못했고, 참사 이후 대응은 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나”라며 “특조위가 제대로 운영되도록 국회가 온 마음을 모아야 한다. 참사의 슬픔 앞에 정치적 유불리가 있을 수 없다”고 위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SNS에 “여전히 이태원 참사를 둘러싼 말의 파편들이 국민 마음에 생채기를 낸다. 재발하지 않도록 법과 제도 정비에 국민의힘이 더 노력하겠다”며 뜻을 함께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SNS에 “기억의 힘을 믿는다. 아무리 은폐하려 해도 진실은 결국 밝혀진다. 민주당은 ‘꼬리자르기’식 책임 회피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추모제에 참석한 유가족들과 생존자 등 피해자들은 정치권을 향해 재발방지·진상규명에 대한 노력은 물론 2차 가해 중단을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제 막 첫발을 뗀 이태원 참사 특조위가 제대로 잘 돌아갈 수 있도록 국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공감의 정치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로 고통받았던 생존자와 목격자들도 사회의 따가운 시선과 2차 가해로 아픔을 감추고 자신을 드러내기 주저하고 있다”며 “사회적 병폐를 없애기 위한 노력을 국회에서 먼저 시작해달라”고 요청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