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세 A씨는 몇 해 전부터 눈이 침침하고 글자가 흔들려 보이는 증상을 겪었다. 단순히 노안으로 생각했던 그는 안과를 찾았다가 황반변성 진단을 받고 큰 충격에 빠졌다. 실명 위험까지 동반하는 이 질환은 다행히 안구 내 주사 치료로 어느 정도 호전될 수 있었지만, 조기 발견이 아니었다면 위험할 뻔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황반변성 환자는 2019년 20만471명에서 2023년 49만7338명으로 5년 사이 2.5배 증가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50세 이상 노년층을 중심으로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이다.
분당제생병원 안과 길현경 주임과장은 “황반변성은 노인 실명의 주요 원인”이라며, “고령화와 함께 흡연, 비만, 심혈관 질환 등 생활습관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황반변성은 건성과 습성으로 나뉜다. ▲건성 황반변성은 전체 환자의 90%를 차지하며,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망막에 노폐물이 쌓이거나 색소상피가 위축되면서 서서히 진행된다. ▲습성 황반변성은 10% 정도지만, 비정상 신생혈관이 생기면서 출혈과 부종을 동반해 급격한 시력 저하를 유발한다. 습성의 경우 조기 치료가 중요하며, 안구 내 항체 주사 요법으로 시력 손상을 막을 수 있다.
길현경 과장은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되면 물체가 휘어 보이거나 왜곡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며,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면 예후가 훨씬 좋다”고 강조했다.
황반변성은 현대인의 서구화된 식습관, 스마트폰·컴퓨터 과다 사용 등으로 인해 발병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망막은 한 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정기적인 안과 검진과 함께 루테인, 비타민 섭취, 선글라스 착용 등 눈 건강을 위한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는 만큼 정기 검진으로 조기 발견과 예방에 힘써야 한다.
[ 경기신문 = 김정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