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신문 기자 머리 가격한 이병진 의원 측근…입틀막 ‘공적 공간의 폭력’

2025.07.17 16:07:11 7면

의원 측근으로 지목된 인물, 통화 중 위협 발언 후 직접 사무실 찾아
“손 놓지 마라, 죽는다” 협박하며 구타…피해 기자 화분에 머리 맞고 입원

 

현직 국회의원의 지역사무실에서 취재 중이던 기자가 폭행을 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는 해당 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로, 언론 보도를 막기 위한 의도적 폭력이라는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사건은 지난 14일 오후, 이병진 의원(민주·평택 을)의 지역사무실에서 발생했다. 박희범 경기신문 부국장(평택 담당)은 평택항 부지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 의원 및 측근 인사들의 개입 여부를 취재하던 중 폭행을 당해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이다. 경찰은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 A씨를 상대로 수사에 착수했다.

 

박 부국장은 당시 B조합장과 함께 의혹 관련 서류 확인을 위해 의원 지역사무실을 방문했다. 그간 평택항 인근 부지의 특혜성 이전과 관련된 정황을 취재하며 A씨와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고, 결국 연결된 통화에서 A씨는 “기다려, 갈게”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잠시 후 A씨는 실제로 사무실에 나타나 정책실장을 내보낸 뒤 문을 잠그고 박 부국장과 대화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감정이 격해진 A씨는 “손 풀리면 죽는다”, “손 놓지 마라”, “너 내가 살인죄 있는 거 모르지” 등 위협성 발언을 쏟아낸 뒤 구타를 시작했고, 급기야 경찰에 신고를 하는 박 부국장을 사무실 내 화분을 들어 머리를 가격했다.

 

 

박 부국장은 어금니가 깨지는 등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동행했던 B조합장이 외부로 나가 도움을 요청했고, 경찰이 긴급 출동해 상황을 수습했다.

 

 

A씨는 평택 지역에서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모 대학교수 등 복수의 인물이 A씨로 인해 신변 보호를 경찰에 요청한 걸로 알려졌다. A씨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경기신문 측은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 간 마찰이 아니라 언론의 정당한 취재 활동에 대한 폭력적 침해”라며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강력한 수사와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의원 측은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이 의원실 선임 비서관은 “A씨는 일반 당원일 뿐이며, 의원과는 특별한 관계가 없다”며 “지역사무실은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공간으로, 의원의 책임을 묻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내부 설명은 다소 상반된다. 이 의원실 지역보좌관은 “A씨는 이 의원의 당선 이전부터 개인적으로 알고 지낸 사이로, 개인적인 심부름도 하며 형님, 동생하는 사이”라며 “의원님은 의혹과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A씨 의혹은 의원님이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정작 사건 이후 이 의원과 A씨 모두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과 언론계에서는 “공적 공간에서 기자가 폭행을 당한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 간 분쟁이 아니라,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고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A씨가 이 의원의 비선 실세 역할을 해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실제로 A씨는 사건 직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평택 지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를 ‘실질적 영향력 행사자’로 보는 시선이 존재해왔다.

 

현재 경찰은 사건의 경위를 조사 중이며, 이 의원 측은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필요한 입장을 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자 폭행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해 국회와 당 차원의 명확한 대응이 없을 경우, 비판 여론은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 경기신문 = 특별취재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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