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에서 가족돌봄을 담당하는 청소년·청년의 절반이 돌봄과 근로를 병행하고 있으며 가족의 생계까지 책임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도와 경기복지재단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가족돌봄 청소년 및 청년 실태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한국갤럽과 공동으로 지난해 2~11월 도에 거주하는 13~34세 사이 가족돌봄 청소년·청년 12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족돌봄 청소년·청년은 부모가 사망·이혼·가출하거나 부모를 포함한 가족 구성원이 장애·질병·정신이상 또는 약물 및 알코올 남용 등으로 노동능력을 상실해 부모대신 가족구성원을 돌봐야 하는 이들을 말한다.
이들에 대한 도 차원의 실태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대상의 성별은 여성이 59%, 남성이 41%였다. 연령별로는 30~34세가 38.8%로 가장 많았고 이어 25~29세(34.9%), 20~24세(15.2%), 13~19세(11.1%) 순으로 나타났다.
가족돌봄 기간은 1년 이상~3년 미만(32.5%)이 가장 많았고 9년 이상 돌봄을 지속하는 경우도 17.6%에 달했다. 돌봄 대상자의 건강 상태는 치매(21.1%)와 중증질환(20.8%)이 가장 많았다.
가족돌봄 청소년·청년은 주당 평균 23.6시간을 가족 돌봄에 할애하고 있었고 단독으로 돌봄을 수행하는 경우가 50.6%에 달했다.
특히 응답자의 51.9%는 가족돌봄과 근로를 병행하고 있었으며 19.6%는 가족돌봄과 학업을, 8.5%는 가족돌봄, 학업, 근로까지 병행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체 49.7%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큰 어려움은 돌봄대상자를 혼자 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으로 인해 시간 할애가 필요하다(41.4%)는 점과 공공서비스 및 정보 부족(36.9%) 등이다.
이처럼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사회복지시설 이용 경험이 없는 응답자가 48.6%로 나타났다.
김하나 도 복지국장은 “이번 조사는 도내 가족돌봄 청소년·청년이 겪는 심각한 부담을 명확히 보여줬다”며 “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적 지원과 구체적인 서비스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가족돌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이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