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아파트 이야기 ⑧] '갑질 청정구역' 착한 아파트 3곳은 어디?

2025.01.24 07:00:00 4면

입주민•관리 종사자 상생 문화
기존 지하에 위치한 휴게시설
전자투표 통해 지상으로 이전
쾌적한 환경•연차 사용 보장 등
기본권 존중 정책 추진도 선행
건강한 공동체 문화 형성 의미

'경기도 아파트 이야기'는 단순한 부동산 정보를 넘어, 경기도 아파트에 숨겨진 다채로운 이야기와 특징을 발굴해 독자 여러분께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매주 경기도 내 아파트의 다양한 모습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를 풀어낼 예정입니다.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닙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이며 그 속에는 다양한 관계와 문화가 형성됩니다. 특히 입주민과 관리 종사자 간의 관계는 아파트의 분위기와 생활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경기도는 이러한 점에 주목해 ‘착한 아파트’ 3곳을 선정했습니다. 학군, 입지, 매매가 등 물질적인 가치 중심의 기존 아파트 평가 기준에서 벗어나 관리 종사자의 근무 환경 개선과 입주민 간의 배려와 존중 문화를 중심에 놓고 아파트를 평가해 인식의 전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기획을 통해 본지는 ‘착한 아파트’ 사례를 심층 분석하고, 아파트 공동체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나아가 더욱 살기 좋은 아파트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함께 고민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 경기도, ‘착한 아파트’ 3곳 선정…평가 기준은?
 

경기도는 지난해 하반기 시·군에서 추천받은 단지를 대상으로 서류 심사와 현장 평가를 거쳐 가장 모범적인 단지를 각각 선정했다.

 

이번 평가에서는 ▲관리 종사자의 일자리 안정성 ▲근무 환경 ▲권리 보호 여부 ▲공동체 활동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입주민과 관리 종사자가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노력이 중요했다”며 “이번 선정이 공동체 의식을 확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도가 선정한 ‘착한 아파트’ 3곳은 각각 김포 ‘강변마을동일하이빌’, 용인 ‘동백역경남아너스빌’, 수원 ‘e편한세상광교’다. 이들 아파트는 규모와 환경이 다르지만, 입주민과 관리 종사자가 함께 상생하는 문화를 조성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 인권 보호 앞장선 김포 ‘강변마을동일하이빌’

 

김포시에 위치한 ‘강변마을 동일하이빌’(220가구)은 500가구 미만의 소규모 단지다. 이 단지는 입주민을 대상으로 한 인권 교육을 통해 경비 노동자의 권익 보호에 앞장서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경비 노동자의 장기 근속 비율이 증가했고, 보다 안정적인 근무 환경이 조성됐다. 입주민들이 노동자들의 역할과 권리를 이해하면서 자연스럽게 상호 존중하는 문화가 형성된 것이다.

 

이 단지는 위탁관리 방식으로 운영되며 일반관리 4명, 경비관리 4명, 청소관리 3명 등 총 11명의 관리 종사자가 근무 중이다. 김포시는 이 아파트를 포함해 공동주택 내 상생 문화를 촉진하기 위해 휴게시설 개선 및 홍보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 입주민 소통 강화한 용인 ‘동백역 경남아너스빌’

 

592가구 규모의 용인 ‘동백역경남아너스빌’은 노동자들의 휴게시설을 개선해 주목을 받았다. 기존 지하에 있던 휴게시설을 지상으로 옮겨 쾌적한 환경을 제공했으며, 연차 사용 보장 등 노동자의 기본권을 존중하는 정책도 추진했다.

 

특히 고령 노동자를 위한 휴게 공간을 환기가 잘 되는 지상으로 이전하는 안건은 입주민 전자투표를 통해 압도적인 찬성률로 통과됐다. 이처럼 입주민과 관리사무소 간의 협력이 원활했던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단지는 위탁관리 방식으로 운영되며 일반관리 6명, 경비관리 4명, 청소관리 6명 등 총 16명의 관리 종사자가 근무 중이다. 또한 ‘동백역경남아너스빌’은 투명한 관리비 운영과 지역사회 공헌 활동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해당 단지는 지난해 포커스미디어 우수아파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는 입주민과 관리 종사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건강한 아파트 문화가 외부에서도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포상과 격려 문화 정착한 수원 ‘e편한세상광교’

 

수원 ‘e편한세상광교’(1970가구)는 대단지 규모의 장점을 살려 경비 노동자를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도입했다.

 

입주민들은 경비원들에게 감사 메시지를 남기거나, 명절 선물을 제공하는 등 격려 문화를 조성했다. 이를 통해 경비 노동자의 근무 만족도가 높아지고, 입주민과의 관계도 더욱 원활해졌다.

 

또한 이 단지는 근무 환경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하는 정책을 운영하며, 경비원들의 복지 지원을 확대했다.

 

수원시는 이 사례를 바탕으로 지역 내 다른 공동주택에도 상생 문화를 확산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 ‘착한 아파트’가 제시하는 새로운 명품 아파트 기준

 

경기도가 선정한 이 3곳의 아파트는 단순히 외형적으로 좋은 아파트가 아니라, 내부적으로 건강한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거에는 학군, 입지, 매매가가 좋은 아파트의 기준이었다. 하지만 이번 ‘착한 아파트’ 선정을 통해 입주민과 관리 종사자가 상생하는 문화가 새로운 평가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기도는 앞으로도 매년 ‘착한 아파트’를 선정해 입주민과 관리 종사자가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아파트는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라며 “이러한 착한 아파트 사례가 점차 늘어나면서, 더 많은 공동주택에서 상생 문화가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착한 아파트’ 선정은 단순한 행정적 평가를 넘어 우리 사회에 필요한 변화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오다경 기자 omotaan@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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