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는 보험업계 M&A…인수전 본격화

2025.05.08 09:36:20 5면

우리금융,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
한투·교보도 보험 포트폴리오 '눈독'
비은행 부문 실적 견인…존재감 커져

 

오랫동안 매물만 쌓여 있던 보험업계 인수합병(M&A)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보험사들이 우수한 실적을 거두며 금융그룹 내 핵심 자회사로 자리잡자, 포트폴리오를 완성시키려는 금융그룹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을 조건부 승인했다. 우리금융지주가 제출한 내부통제 개선 계획과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오는 2027년 말까지 반기별로 금융감독원에 보고하는 것이 조건이다. 자회사 편입 절차가 마무리되면 우리금융은 업계 5위권의 생명보험사를 보유하게 된다. 

 

보험 계열사를 보유하지 않았던 한국투자금융지주도 보험사 인수에 시동을 걸었다. 한국투자금융은 한국투자증권이 전체 순이익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증권업에 치우친 구조를 지니고 있어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한 보험사 인수 필요성이 꾸준히 거론돼 왔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28일 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보험사 인수를 위해 여러 가지 대안을 놓고 신중하게 검토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투자금융은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인수를 목표로 삼정KPMG와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주사 전환을 준비 중인 교보생명도 손해보험사 인수를 검토 중이다.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 및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 최근 국내 1위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손보사 인수 역시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중요한 과정으로 지목된다.

 

이에 최근 몇 년간 정체됐던 보험업계 M&A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사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내며 금융그룹 내에서 입지를 넓히자 눈독을 들이는 인수자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요 금융그룹 산하 보험사들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비은행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KB손보는 올해 1분기 3135억 원의 순이익을 시현하며 KB금융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많은 수익을 올럈다. 신한라이프 역시 1652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그룹 내 비은행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금융당국이 규제 완화를 통해 보험사들의 자본 건전성 부담을 낮춰준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K-ICS)을 150%에서 130%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보험사 인수 시 뒤따르던 자본 확충 부담이 줄어 실질적인 여건이 개선된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보험사 인수는 자본 부담과 규제 요건 때문에 손대기 어려운 영역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규제 완화와 실적 개선 흐름이 맞물리면서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며 "다른 보험사 매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고현솔 기자 sol@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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