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이 특검에 의해 재구속된 가운데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10일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전횡을 바로잡지 못하고 비상계엄에 이르게 된 것에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는 내용의 사죄문을 발표했다.
윤 위원장은 또 “대통령 탄핵에 직면해서는 국민눈높이에 맞는 판단을 하지 못한 것을 깊이 반성하고 사죄드린다”며 “당의 주인이 당원임을 망각하고 특정 계파, 특정인 중심으로 당을 운영한 것을 반성하고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이날 오후 1차 회의결과 발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국민과 당원에게 드리는 사죄문’과 ‘새출발을 위한 약속’을 1호 혁신안건으로 결의했다고 전했다.
윤 위원장은 “가장 높은 수준에서 과거와의 단절이 이뤄지는 방법은 당헌·당규에 새겨 넣는 것”이라며 “전 당원 투표를 통해 묻겠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사죄문에서 “내분으로 날을 새며 비전 마련과 정책역량 축적을 게을리 하고, 절대 다수 정당의 횡포와 폭주에 무력했던 것을 반성하고 사죄드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 대표를 강제퇴출시키고, 특정인의 당대표 도전을 막기 위해 연판장을 돌리고, 당대표 선출규정을 급변시켜 국민참여를 배제하고, 대선후보 강제 단일화를 시도하는 등 국민과 당원께 절망감과 분노를 안겨드린 것을 반성하고 사죄드린다”고 했다.
이는 친윤(친윤석열)계 중심 당 운영을 비롯, 이준석·한동훈 전 대표 강제퇴출과 김문수 대선 후보·한덕수 전 국무총리 간 강제 단일화 시도 등을 반성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혁신위는 아울러 “지난해 4월 총선에 참패하고도 당을 쇄신하지 못하고 또다시 분열로 국민과 당원을 실망시켜 드린 것을 반성하고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혁신위는 ‘새출발을 위한 약속’을 통해 “신뢰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혁신의 혁신을 계속하겠다”며 “국민의힘의 주인은 당원이고, 당원과 국민의 목소리를 민감하게 반영하는 현장중심정당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익추구와 우리 편 감싸기 정치문화에서 탈피해 나라와 국민을 위한 희생과 헌신, 추상같은 자정능력을 회복하겠다”며 “시대를 선도하는 민생정책 역량을 강화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혁신위는 “이상 4가지는 선출직인 당직자와 공직자의 취임선서에 반영하고, 만약 이에 역행하는 일이 발생했을 경우 당원소환제를 적극 가동해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천은 상향식으로 전환하며, 특히 내려꽂기의 영역이었던 비례대표는 당원투표를 통한 상향식으로 전환하고 당세가 약한 취약지역을 적극 배려해 명실상부한 전국정당을 구현하겠다”며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회와 용기를 달라”고 호소했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