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이 국내 건설사 최초로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 플라워쇼에서 메달을 수상하며, K-정원의 품격을 유럽 무대에 각인시켰다.
현대건설은 지난 16일부터 5일간 개최된 ‘RHS 플라워쇼 웬트워스 우드하우스 2025’에서 성균관대학교와 공동으로 작업한 ‘정원이 속삭이다(Garden Whispers)’로 실버길트(Silver-gilt) 메달을 수상했다고 22일 밝혔다. 실버길트는 금상과 은상의 중간 단계인 준금상에 해당된다.
영국 왕립원예협회(RHS, Royal Horticultural Society)가 주관하는 이번 플라워쇼는 영국 사우스요크셔 지역의 대저택인 웬트워스 우드하우스에서 개최됐다. 본선에는 4개 부문에 걸쳐 총 31개 작품이 올랐다. 이 가운데 최연길 현대건설 책임과 최혜영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공동으로 작업한 ‘정원이 속삭이다(Garden Whispers)’는 쇼가든 부문에 출품돼 영국 현지에서 공개됐다.
수상작인 ‘정원이 속삭이다’는 다양한 높이로 배치된 하얀색 기둥을 통해 자연의 시적인 풍경으로 초대하는 듯한 연출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바람결을 따라 리듬감 있게 물결치는 입체적인 기둥 안에 고요한 휴게공간과 생동감 넘치는 초화류(herbaceous flowers)를 배치해 자연과 건축, 예술이 경계를 허물며 조화를 이룬 디자인이 특징이다. 정원 내 포장, 의자 일부에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3D 프린팅 기술이 적용돼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했다. ‘코티지(cottage·시골집) 가든’을 선호하는 영국 조경계에서도 대조적인 조합이 만들어낸 모던하고 세련된 조화에 높은 점수를 줬다는 후문이다.
정원 디자인과 조성에 직접 참여한 최연길 현대건설 책임은 “세계적인 권위와 정통성을 자랑하는 RHS 플라워쇼에 현대건설의 차별화된 조경을 소개하고, 그 예술성을 인정받아 영광이다”라며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자연과의 조화를 통해 입주민의 생활에 여유와 활력을 전하기 위한 현대건설의 남다른 진심이 유럽인의 감성에도 울림을 준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대건설은 그간 세계적 예술가인 네덜란드의 카럴 마르턴스, 영국의 앤서니 브라운 등과 협업하며 조경의 예술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 왔다. 차열, 공기 정화 기술 등 기능적 차별화와 함께 디자인 측면에서도 세계 3대 디자인상(레드닷, iF, IDEA) 조경 부문에서만 8관왕에 오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번에 수상한 ‘정원이 속삭이다’는 오는 2026년 준공 예정인 현대건설 ‘디에이치 방배’ 단지에 실현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