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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기술 특허를 관리하는 튤립 이노베이션이 독일 법원에서 중국 배터리 기업 신왕다를 상대로 한 특허 침해 소송에서 승소했다. 이번 판결은 LG 측의 기술력 정당성을 인정한 세 번째 승소 사례다.
23일(현지시간) 배터리 기술 특허 협상 및 소송을 대행하는 튤립 이노베이션(Tulip Innovation)은 독일 법원이 신왕다(Sunwoda) 측의 특허 침해를 인정하고 판매 금지 및 손해배상 등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튤립은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의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을 위임받아 관리하는 특허 전문기업이다.
이번 판결에서 문제가 된 특허는 LG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전극조립체 구조 기술’(EP 2378595 B1)이다. 해당 기술은 코팅 분리막을 통해 각 전극층을 견고하게 고정하는 배터리 설계로, 고출력·고용량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활용되고 있다.
독일 법원은 전기차 ‘다치아 스프링(Dacia Spring)’에 탑재된 신왕다의 각형 배터리가 이 기술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제품 판매 금지 ▲잔여 제품 회수 및 폐기 ▲회계자료 제공 ▲손해배상 등 포괄적 조치를 명령했다. 판결은 즉시 집행되지만, 신왕다는 항소할 수 있다.
이번 승소는 LG에너지솔루션이 신왕다를 상대로 거둔 세 번째 판결이다. 앞서 지난 5월에는 분리막 SRS 코팅 특허 침해 소송 2건에서 승소해 독일 법원으로부터 해당 제품의 판매 금지 판결을 받아낸 바 있다. 해당 소송은 현재 집행 절차 중이며, 신왕다는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신왕다는 1997년 설립된 중국의 리튬이온 배터리 전문 기업으로, SNE리서치 기준 2024년 기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0위를 기록했다. 주요 고객사는 지리자동차, 르노-닛산, 둥펑자동차 등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승소를 통해 업계 전반에 퍼진 특허 무단 사용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회사 측은 최근 지식재산권(IP) 침해 사례가 상업용 배터리 전 분야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공정한 경쟁 환경을 위해 특허 라이선스 시장을 적극 조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귀스티노 드 상티스 튤립 CEO는 “이번 판결은 LG에너지솔루션의 핵심 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이 독일 법원에서 재차 인정된 것”이라며 “건전한 산업 생태계 유지를 위해 특허 무임승차에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룰 세터(Rule-setter)로서 기술 보호와 공정 경쟁을 이끄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