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배구 남자 현대캐피탈이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에서 중도 하차했다.
현대캐피탈은 "2025 국제배구연맹(FIVB) 남자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선수와 예비명단에 든 선수를 비롯해 부상으로 경기에 뛰지 못하는 선수 등 총 7명의 선수가 경기에 참가할 수 없다"며 "내부 논의 결과 현대캐피탈은 선수 구성이 불가하다고 판단해 남자부 KOVO컵에서 중도하차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KOVO는 '현대캐피탈의 잔여 경기는 '팀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제시간에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으면 부전패를 선고한다'는 국제배구연맹(FIVB) 경기 규칙에 따라 부전패 처리할 방침이다.
현대캐피탈의 중도하차로 인해 현대캐피탈의 대진이 포함된 A조 잔여 두 경기(9/15, 9/17)는 진행되지 않으며, 지난 13일 열린 현대캐피탈과 OK저축은행의 개막전 결과는 무효로 하지 않고 공식 기록에 남는다.
이번 대회의 이같은 파행은 사실 상 예견된 참사였다.
FIVB규정에 따르면 이번 대회는 같은 시기 필리핀에서 열리는 2025 FIVB 세계남자배구선수권대회와 일정이 겹쳐 열릴 수 없다.
그럼에도 KOVO는 이번 대회를 정규리그가 아닌 컵대회로 친선 이벤트 대회 정도로 자의적으로 해석해 개막 강행을 선택했다.
대회 개최를 위해 KOVO는 FIVB에 외국인 선수 출전 여부를 문의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FIVB는 '세계선수권대회 기간 각국은 대회를 개최할 수 없다'는 규정을 들어 대회 개최 자에 제동을 걸었다. 결국 KOVO는 지난 14일 새벽 남자부 대회 취소를 발표했다. 하지만 FIVB가 KOVO측에 대회 개최 조건을 담은 공문을 보내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FIVB가 보낸 승인 조건의 내용은 'KOVO컵을 위한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제한', '외국팀 및 외국인 선수 참가 불허', '예비 명단을 포함한 세계선수권대회 등록 선수의 출전 불허'였다. 문제는 KOVO가 이를 수용하면서 수시간 만에 대회 강행으로 입장이 바껴 혼선이 빚어졌다.
결국 초청팀 나콘라차시마(태국)는 대회참가 자격을 상실했고, 지난 달 FIVB에 제출한 예비 명단에 포함된 배구대표팀 14명과 각 소속팀으로 돌아간 11명의 선수가 출전이 좌절되면서 일부 구단은 선수 구성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
그러자 현대캐피탈은 중도 하차를 결정했고, 대회 규모는 최종 6개 팀의 대결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나머지 남자부 경기는 이미 공지한 날짜와 시간에 무료 관람으로 진행됨으로써 모든 면에서 득보다 실이 큰 대회로 남게 됐다.
이에 KOVO는 "계속된 번복으로 팬과 관계자분들께 혼란을 일으킨 점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대회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우경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