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 있다”…칸쵸, 개인화 마케팅에 40년 과자도 회춘

2025.09.21 15:24:39 4면

편의점 매대 비운 참여형 소비, 매출 반등
칸쵸·홈런볼, 전통 브랜드도 MZ세대 공략

 

고전 과자가 ‘이름’을 입고 돌아오자 편의점 매대가 비워졌다. 롯데웰푸드가 출시한 ‘칸쵸’가 ‘내 이름을 찾아라’ 이벤트를 시작하자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인증샷 열풍이 번지며 판매량이 급등한 것이다.

 

지난 11일 롯데웰푸드는 칸쵸 과자 표면에 총 504개의 이름을 인쇄한 특별 제품을 공개하며 이름 찾기 이벤트를 열었다. 이번 이벤트를 위해 국내에서 많이 등록된 신생아 이름 500개와 칸쵸 공식 캐릭터 이름 4개, 총 504개의 이름이 과자 겉면에 무작위로 새겨졌다.

 

소비자들은 봉지를 뜯으며 ‘내 이름’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끼고,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지인의 이름을 찾아내 인증샷을 SNS에 올리며 이벤트를 놀이처럼 즐기고 있다. 특히 이름 찾기에 성공하면 경품 응모 기회까지 주어져 참여 열기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단순한 과자 구매가 개인 맞춤형 경험과 게임 요소가 결합된 이벤트로 변모한 셈이다.

 

판매량은 즉각 반응했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GS25에서 칸쵸의 일평균 판매량은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약 290% 늘었고, 세븐일레븐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50% 이상 매출이 뛰었다. 이마트24는 전월 대비 100%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였다. 불과 과자 표면에 이름을 새겨 넣은 단순한 변화였지만 판매량은 2~3배 가까이 뛰어올랐고, 일부 매장에서는 품절 사태까지 벌어졌다.

 

업계는 이 같은 흥행 배경을 ‘개인화’와 ‘놀이화’로 해석한다. 단순한 간식 구매가 참여형 소비로 전환되며 소유와 발견 욕구를 동시에 자극했고, Z세대가 익숙한 ‘참여와 공유’ 문화와 맞물리며 빠르게 확산된 것이다.

 

또한 관계성 소비가 촉진된 점도 눈길을 끈다. 친구·연인·가족의 이름을 찾아 인증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재구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1984년 출시된 칸쵸는 오랫동안 꾸준히 판매돼 온 장수 브랜드지만, 최근 과자 시장은 신제품과 한정판이 쏟아지며 경쟁이 치열하다. 이런 가운데 칸쵸가 ‘개인화’라는 키워드를 활용해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만들며 브랜드 수명을 연장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한 유통사 관계자는 “칸쵸의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는 전통 브랜드도 MZ세대의 놀이 문법을 흡수하면 매출 반등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다만 유행에 기댄 마케팅은 단발성에 그칠 수 있어 브랜드 자산과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다른 제품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박민정 기자 mft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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