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4일 이재명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 대해 대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극찬하며, 시정연설을 보이콧한 국민의힘을 강력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내란 특검의 전날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항의하며 침묵 규탄대회를 열어 강력 성토했다. 특히 “이제 전쟁”이라는 격앙된 반응도 보였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SNS에 “APEC도 A급이고,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 내용과 태도 역시 A급이었다”며 “내년도 728조원 예산, 모두가 국민들의 혈세인 만큼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당에서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 기한 안에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이 약 22분간 시정연설하는 동안 모두 33차례 박수를 쏟아내며 호응하고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은 AI(인공지능) 3대 강국 도약과 민생·복지·안전을 큰 축으로, 대한민국 새로운 100년을 열 비전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은 역사적인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에 보이콧을 선언하고 불참했다”며 “국민의힘은 정쟁에만 몰두하지 말고 ‘민생·경제·미래 예산’ 심의라는 본업에 복귀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문대림 대변인은 “국가의 헌정질서가 무너질 뻔한 중대 사태에서 (당시) 집권당 지도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진지한 해명은 없이 ‘정치 쇼’, ‘야당 탄압’이라는 공격적 프레임만 되풀이하는 것은 도덕적 불감증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반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시정연설 하루 앞두고 우리당을 몰살시키겠다는 말도 안 되는 무도한 영장을 친 조은석 특검을 다시 한번 강력 규탄한다”며 “이제 전쟁”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특히 “대통령과 집권당이 야당을 존중하기는커녕 아예 인정조차 하지 않는다면 야당도 대통령을, 집권 여당을 존중할 수가 없다”며 “무도한 이재명 정권과 맞서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동혁 대표는 “이제 우리가 나서서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서 모든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이번이 마지막 시정연설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의원총회 후 시정연설을 보이콧하고 이 대통령의 국회 도착에 맞춰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계단에서 검은색 마스크와 넥타이에 ‘자유민주주의’가 적힌 근조 리본을 달고, 침묵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 대통령이 로텐더홀 입구에 도착하자 일부 의원들은 “범죄자 왔다”, “꺼져라”, “재판받으세요”라고 외쳤고, 이 대통령이 미소를 짓자 “웃지 마”, “악수하지 말고 그냥 가세요”라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 경기신문 = 김재민·한주희 기자 ]







